현재 3G 위주의 북한 통신망을 4G 망 설치 없이 바로 5G로 고도화하는 등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로 ICT 신산업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제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센터장, 로버트 D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과 함께 남북 ICT 신산업 협력 창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19일 개최했다.
석제범 센터장은 "남북, 북미 관계가 개선된다고 가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통신망 투자"라며 "북한의 경우 3G 망을 사용하고 있고 사용자 수도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4G를 건너뛰고 5G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앳킨슨 회장은 이에 대해 "대만도 3G에서 바로 5G로 통신망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북한도 이런 선택지가 합리적 대안일 것"이라며 "5G를 통해 여러 IT 기술이 추가적으로 발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웅래 의원은 "북한의 ICT 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선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초고속 망을 기반으로 부가 산업,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IT 산업 발전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돼있지 않은 만큼, ICT 신산업의 시험대 역할을 수행해가면서 ICT 기술 격차를 좁히는 방안도 제안됐다.
석 센터장은 "ICT 관련 여러 신산업의 경우 기존 산업과의 갈등이 나타나는데 북한의 경우 이런 진입 장벽이 아주 낮다고 볼 수 있다"며 "북한을 이런 신산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해볼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노 의원은 "현재 한국은 공유 택시나 핀테크, 원격진료, 헬스 등 분야에서 규제의 벽에 부딪쳐 산업이 선진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은 기존 산업과의 충돌을 사실상 겪지 않으면서 신산업, 신서비스를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북한의 ICT 산업 고도화를 추진할 때 남북한 외 주변국인 미국, 일본, 중국 모두의 경제적 이윤 증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노 의원은 "북한 경제가 개방된다면 공동 산업 진출 또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특정 국가가 기회를 독점하거나 일방적으로 이뤄져서도 안 된다"며 "국제 간 협력,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게 과제라 보고 있고, 이렇게 된다면 북한 경제 개방은 우리나라 외 미국이나 주변국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 센터장은 "남북이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면 이는 경제적 공유 외에도 정보, 문화 공유, 민족 동질성 회복도 함께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서로가 이득을 볼 수 있는 협력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는 주변국에도 상호 이윤을 주는 관계로 발전할 듯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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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킨슨 회장은 "과거 서독이 동독보다 경제력 측면에서 상당히 앞서 있었는데, 통일 이후 서독이 많은 지원을 제공했다"며 "그 당시 미국도 동독 지원에 참여했고, 한국의 사례에서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노 의원은 "과거 원활히 운영되던 개성공단이 정치적 이유로 운영이 멈췄는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혁신 성장을 남북 공동이 추진하려면 한국 외 여러 주변국도 참여해 지정학적, 안보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함께 첨단 산업 인재도 양성하는 새 혁신기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