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가 나스닥 상장보다 투자 유치를 선택하며 기초를 더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과감한 서비스 투자로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높이는 등 기초를 다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근 김범석 쿠팡 대표는 미국 IT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IPO보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혁신하며 한국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천500억원)를 투자받은 후 데이터와 물류, 결제플랫폼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소비자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때문에 쿠팡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보단 회사의 목표를 위해 배송과 물류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높이기 위해선 이같은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쿠팡은 고객의 쇼핑 경험이 100배 좋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무언가를 100배 개선했을 때, 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바로 '이것 없이 산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8년 동안 많은 변신을 했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면서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소비자가 쿠팡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제어하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도 적용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6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매출은 고공성장중이다. 올해 연매출 5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연말 대비 70%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김 대표는 "4년 전 IPO과정은 전면 중단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과감한 조처를 단행했다"며 "주문하는 순간부터 상품이 소비자 문 앞에 배송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합하는데 투자하는 회사로 변신했다. 또한 3년 반 만에 축구장 150개 넓이에 달하는 규모의 풀필먼트센터를 한국 전역에 구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이커머스에서 기대하는 것은 선택과 속도라는 반대급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점이라고 생각했다.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으면 배송은 느리고, 반대로 몇시간 내로 배송을 원할 경우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지만 선택지가 매우 작아진다. 그러나 쿠팡에서는 수백만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월마트의 30배에 이르는 규모의 선택지 인 것이다. 의류에서부터 전자제품, 신선식품 등 배송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쿠팡은 많은 인원을 고용했다. 의사결정, 재고관리, 공급망 관리 또는 경로탐색, 풀필먼트 센터 픽업과 포장을 위한 최적의 루트파악과 배송트럭의 경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다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배달해야 할 물리적인 상품이 있어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쿠팡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쿠팡 거래의 90%가 모바일로 이뤄지며, 주로 밤시간대 구매가 일어난다. 주문의 1/3정도가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에 이뤄진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쿠팡은 새벽 배송에 집중하게 됐다. 또한 전형적인 이커머스 기업들은 주문을 아침에 확인하지만, 쿠팡은 이 시간에 이미 소비자의 문 앞에 물건을 배달한다.
김 대표는 이같은 회사의 혁신이 쿠팡의 기업문화 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빠르게 움직이는 쿠팡의 DNA가 있기에 가능했다"며 "그동안 쿠팡이 투자했던 기술도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한국이 세계 5위 규모의 이커머스 시장임을 강조하고, 3년 내 세계 3위로 발돋움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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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쿠팡이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이 다른 시장에 접목돼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한국 시장"이라며 "여전히 국내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투자금 이용에 대해 "이제는 한 발자욱 물러서서 기존의 투자를 활용해 더 깊게 진행하고 기존 투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른 분야에 추가적인 투자를 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