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하반기 잇단 해외사업 조직과 관련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을 중국상품담당 총괄로 겸직발령했고, 이달 16일에는 중국사업본부장 이병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고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에 임명했다. 이후 2주만인 30일에는 해외사업관리, 해외사업운영전략,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및 러시아권역본부장 임명을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차례 해외사업 인사를 단행한 배경에 ‘쇄신’과 ‘재정비’ 단어를 써왔다.
지난 16일 중국 사업 관련 인사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조직 분위기 일신을 위한 쇄신 차원의 인사”라며 “현대기아차의 전략 시장인 중국에서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30일 해외사업 관련 인사에 대해서도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사는 해외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재정비 차원의 인사”라며 “현대기아차를 둘러 싼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인사는 해외권역본부 체계를 쇄신하고 강화하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의지와 같다.
이미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 북미, 유럽, 인도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에 이용우 부사장,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에 최동우 부사장(승진), 인도권역본부장에 구영기 부사장,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은 임병권 부사장, 유럽권역본부장에 박용규 부사장 등을 임명했다.
■현대기아차, 북미지역 최우선 공략
수차례 해외 인사를 발표한 현대기아차는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자체 영향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LA오토쇼 현지에서 북미사업 강화를 위한 자체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대형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를 최초로 공개했고, 북미지역 인기 판매 모델 중의 하나인 쏘울 풀체인지 모델과 장거리 전기차 모델을 동시에 선보였다.
LA오토쇼 현지에서 공개된 팰리세이드는 북미지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 첫 날인 29일 3천468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국내 대형SUV 산업 수요(4만 7천대)의 7% 수준에 달하는 실적이다. 동급 수입 SUV보다 가격이 500만원 이상 저렴한 것이 인기요인으로 손꼽힌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G70은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올랐고,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차’로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미국 내 30여개 주에서 판매가 가능했지만, 최근 50개주로 판매 지역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제네시스는 최근 국내 출시된 대형 세단 G90 해외 판매에 큰 힘을 얻게 됐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사업부장 부사장은 "내년에 G90을 북미지역에 우선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플래그십 세단에 대한 판매 의지를 나타냈다. 그동안 북미지역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G90이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관세 25% 부과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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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12대 기업 CEO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트럼프 관세(미국 수입차 관세를 지칭)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수입차 관세 25%가 부과되면 생산비가 10% 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내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