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금융사 환경…"데이터·AI 리스크 관리해야"

"데이터 거버넌스·책임가능한 AI 고민 必"

금융입력 :2018/11/29 15:45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가 더 많은 실시간 데이터를 취합해 금융규제당국에 보고하도록 규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금융사는 방대해진 거래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술과 시스템을 도입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부연이다.

다만 금융사는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데이터 관리에 대한 철저한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인공지능 역시 '윤리적'인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금융감독원이 연 '미래의 금융, 새로운 금융감독'이란 주제의 국제 심포지엄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수라야 라이(Suraj Rai) 매니징 디렉터는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수라야 라이 디렉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변화하면서 세계 은행들은 빅데이터에 대한 이니셔티브에 집중하게 됐다"며 "도드-프랭크 법안과 볼커 룰 등으로 실시간 거래 데이터를 규제당국에 제출해야 함과 동시에 미국 증권선물거래위원회의 통합감시추적시스템 도입으로 수억 건의 데이터를 중앙당국에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드-프랭크 법안의 주요 골자는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금융사들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리테일 은행의 위험 상품 투자 금지 등의 볼커 룰을 포괄한다.

이어 그는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내면서 은행 역시 데이터를 관리하는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데이터가 시스템에 의해 통제되도록 하고 권한에 따라 데이터의 이용이 달라지게 했으며, 최고데이터책임자도 선출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유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요 전략은 책임 있는 성장으로 금융소비자 등에게 줄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큰 분량의 데이터를 좀 더 잘 다루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하고 있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라이 매니징 디렉터는 첨언했다. 그에 따르면 아직 인공지능은 초기 기술이라 의도치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하버드대학교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책임감있는 인공지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 미래의 금융, 새로운 금융감독'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이 밖에 금융사는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으면서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을 흡수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구글 클라우드의 모로 소코(Mauro Sauco) 매니징 디렉터는 "핀테크가 새로운 시장 진입으로 영업을 하면서 금융사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 빅데이터의 취합과 분석이 쉽지 않아 클라우드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제는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고, 빠른 기업이 느린 기업을 이기게 된다"며 "1955년 500개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500개 기업 중 2014년 현재 439개 기업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유는 기술 때문이다. 느리게 행동해선 이길 수 없다"고 금융사의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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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심포지엄을 개최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창출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정부와 감독기구들 또한 핀테크 혁신을 활성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자신의 규제·감독 프로세스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국회 정무위원장)도 이 같은 사실에 동의하며 "감독 체계를 변화시켜서 이 같은 환경에 포괄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금융은 국민의 신뢰를 기반하는 만큼 주변 요소를 땜질하는 단편적 대안만으로는 신뢰를 높이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이어 "금융사 혁신성장을 이끌고 공정 경제와 포용적 성장으로 갈 수 있도록 금감원이 제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