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속성에 승부 건 쉐보레 신형 말리부

터보 2종, 디젤 1종 트림 갖춰...주행보조기능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8/11/27 08:26    수정: 2018/11/27 08:28

"차는 좋은데, 회사 신뢰가..."

26일 사전계약이 시작된 한국GM 쉐보레 더 뉴 말리부(이하 신형 말리부) 시승 행사를 위해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철정휴게소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점까지 약 93km 정도를 달리며 든 생각이다.

부분변경 모델인 신형 말리부는 1.35 E-터보와 2.0 터보, 1.6 디젤 등 총 세 가지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1.35 터보에는 무단변속기가 들어가며, 1.6 디젤과 2.0 터보는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기존 말리부에 없었던 1.6 디젤이 부분변경 모델에 투입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초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현장에서는 1.35 터보와 1.6 디젤의 가속성능을 잠깐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00km 거리에 육박하는 장거리 시승차는 2.0 터보로만 이뤄졌다. 한국GM이 주력으로 내세울 수 밖에 없는 1.35 터보의 장거리 시승 기회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1.35 터보는 최고출력 156마력(5600RPM), 최대토크 24.1kg.m(1500~4000RPM)의 힘을 낸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북미 사양에 없는 이 엔진에 대해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한 중량 감소와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줄이는 등 성능과 효율에서 최적의 균형을 이루는데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전체적으로 크롬 장식과 LED 등의 조합으로 분위기가 많이 바뀐 쉐보레 신형 말리부 (사진=지디넷코리아)
뒷쪽도 LED 등으로 멋을 더한 쉐보레 신형 말리부 (사진=지디넷코리아)
1.35 터보 엔진이 들어간 쉐보레 신형 말리부(사진 왼쪽), 1.5 터보가 들어간 구형 말리부(사진 오른쪽)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GM은 신형 말리부 1.35 터보와 구형 말리부 1.5 터보의 가속성능을 비교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두 차종의 가속 성능을 비교체험해 본 결과, 1.35 터보가 확실히 초반 가속과 반응이 1.5 터보보다 민첩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속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기사 하단 아래 영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서킷 주행에서도 3기통 1.35 터보의 강력한 성능이 느껴진다. 직선 가속 구간에서는 엔진 스스로 버거워 하는 느낌의 소리가 났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다.

서킷에서는 1.6 디젤 체험도 이뤄졌다. 1.6 디젤은 최고출력 136마력(3500~4000RPM), 최대토크 32.6kg.m(2000~2250RPM) 의 힘을 낸다.

타 매체 기자와 1.6 디젤을 서킷에서 타 본 결과, 가속성능에서는 1.35 터보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속 주행에서의 노면 소음과 엔진음은 신경을 거스릴 정도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디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좋지 않은 가운데, 한국GM이 말리부에 1.6 디젤을 추가시켰다는 것은 의외다. 유럽 WLTP 등 각종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켰다지만,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떠오르는 시점에 디젤이 통할지는 조금은 의문이다.

1.35 터보가 1.5 터보보다 먼저 도착 지점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서킷 주행중인 쉐보레 신형 말리부 (사진=지디넷코리아)

인제 스피디움에서 가속성능 테스트와 서킷 주행을 마치고, 장거리 시승에 들어갔다. 기자는 인제 스피디움에서 강원도 홍천 철정휴게소까지의 구간은 조수석에 탔고, 철정휴게소부터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점까지 93km 구간을 직접 운전했다.

장거리 시승용으로 활용된 2.0 터보는 최고출력 253마력(5300RPM), 최대토크 36.0kg.m(2000~5000 RPM)의 힘을 내며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갔다.

2.0 터보는 추월가속에서 훌륭한 성능을 낸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시 사이드미러쪽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정숙성에서도 높은 강점을 자랑한다.

장거리 시승을 하면서, 신형 말리부의 특징 중 하나인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신형 내비게이션 화면을 살펴봤다.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크게 두 가지 모드(Sport, Touring)를 지원한다. 스포츠 모드는 바늘 계기반 모양을 띄우며, 투어링 모드는 바늘 계기반 그래픽을 없앤 대신 주행에 필요한 정보 표기를 강화한 느낌을 준다. 클러스터 테마색을 바꾸거나 주행모드에 따라 클러스터 디자인이 변하는 기능은 없다.

이 클러스터는 연비, 엔진오일 수명, 내비게이션, 오디오 정보 등을 표기해 준다. 내비게이션 기능의 경우 과속 카메라가 등장할 때 텍스트로 표기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 모델 클러스터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는 점이 느껴진다.

내비게이션 화면은 기존에 비해 밝아지고 시인성도 개선됐다. 다만 톨게이트, 좌회전 및 우회전 안내 등 디테일한 면에서 아직까지 다른 완성차 업체 순정 내비게이션보다 떨어지는 느낌이다.

밝아진 쉐보레 신형 말리부 내비게이션 화면. 그러나 아직까지 디테일한 면에서 부족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쉐보레 신형 말리부 디지털 클러스터 Sport 모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쉐보레 신형 말리부 디지털 클러스터 Touring 모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신형 말리부의 주행보조 기능은 기존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뗀 후 약 15초 내외가 지나면 빨간색 손이 등장하고, 그 아래에 ‘스티어링 휠을 잡으세요’ 메시지가 등장한다.

차선 유지 능력은 기대 이하다. 차량 바퀴가 차선에 닿으려고 할 때 스티어링 휠을 반대 방향으로 틀어준다. 아직까지 차량 스스로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기술을 구현하지 못 한다. 터널 구간을 진입할 때 차량 스스로 차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 기능을 실행하려면 무조건 손을 스티어링 휠에 잡아야 한다.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안내메시지가 나오는 쉐보레 신형 말리부 클러스터. 하지만 주행보조 성능은 기대 이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추월가속, 주행보조, 정속주행을 반복하며 93km를 달린 결과, 클러스터상 평균 연비는 11.2km/l로 찍혔다. 시승차 기준 복합 연비(10.8km/l) 보다는 높지만, 고속 주행 연비(13.2km/l)에는 못 미친다. 이 시승차의 도심 주행 연비는 9.4km/l다.

신형 말리부는 단점도 있지만, 가속성능 만큼은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는 중형 세단이다. 하지만 이 차를 판매하는 한국GM의 운영 능력에 따라 차량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시승 이전에 진행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등이 참석한 임원 질의응답 시간에서 최근 법인분리 논란 관련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카젬 사장은 '경영정상화'라는 이야기만을 반복하면서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사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겠다라는 장기적인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신형 말리부의 가격은 ▲1.35 E-Turbo LS 2천345만원, LS 디럭스 2천461만원, LT 2천566만원, LT 디럭스 2천741만원, 프리미어 2천845만원, 프리미어 프라임 세이프티 3천125만원, 퍼펙트 블랙 프리미어 2천930만원, 퍼펙트 블랙 프라임 세이프티 3천210만원 ▲2.0 터보 모델은 LT 스페셜 3천22만원, 프리미어 스페셜 3천249만원, 퍼펙트 블랙 3천279만원 ▲1.6 디젤은 LT 2천936만원, 프리미엄 3천1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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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쉐보레 더 뉴 말리부 시승]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어떻게 작동될까?..1.35 터보의 가속느낌과 2.0 터보 100km 주행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