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인공지능(AI) 검색 결과가 문자 검색보다 별로거나 아예 결과를 찾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걸음마를 뗀 두 살배기 어린아이에게 왜 똑바로 걷지 못하냐고 다그칠 수 없다. 사용자들이 혁신을 가져올 기술과 익숙해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네이버앱 설계 스튜디오 정경화 리더는 1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에서 AI 인식 검색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아직까지 사용자들이 AI 검색을 이용함으로써 기존 문자 중심 검색 대비 더 큰 효용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향후 AI 검색 시대를 대비해 사용자 필요를 만족시킬 AI 검색의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리더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적용한 이래 거듭 발전시켜온 AI 검색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공유했다. 네이버는 기존 문자 중심의 검색에서 이미지·음성·위치 등을 매개로 한 AI 검색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정 리더는 “문자 대신 이미지와 소리를 식별할 수 있고, 혹은 아무 것도 입력하지 않아도 주변에 있는 걸 알아서 검색해주는 게 AI 검색 등을 포함한 네이버 그린닷의 시작”이라며 “기존엔 점무늬 블라우스를 찾더라도 땡땡이 블라우스, 블랙 도트 블라우스로 검색어를 변경해서 찾아도 원하는 블라우스를 찾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를 기점으로 AI가 사용자 질의를 검색해주면서 네이버 검색도 변화를 맞고 있으나 이런 변화가 사용자 요구와 딱 닿아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현재로선 AI 검색 결과가 문자 검색보다 별로거나 아예 찾지 못할 수 있다. 아직 사용자는 말보다 키보드 입력이 더 쉽고 편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리더는 AI 검색 기술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무엇보다 사용자에게 AI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네이버의 이미지 중심 인공지능 검색인 ‘스마트렌즈’에서도 AI가 계속해서 기능하고 있음을 사용자에게 보여줘야 한다. 스마트렌즈를 이용해 카메라로 객체를 비추면 녹색의 점들이 유기적으로 물체를 감지한다. 이는 ‘지금 분석할 대상을 찾는 중’이라는 의미다. 가장 먼저 찾아낸 정보를 중심으로 녹색 영역이 채워지고, 연이어 간단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카드가 상단에 등장한다. 사용자가 이 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가 아니라고 판단해 빠르게 다음 카드를 보인다. 이 과정들은 모두 AI가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상태를 알려주고 있다는 신호다.
또한 음성 검색 시에도 AI의 상태를 시시각각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 리더는 설명했다. 네이버는 AI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알림을 나타내는 표시로 ‘초록색 동심원’를 사용한다. 사용자는 동심원이 떨리는 모습을 보고 질의가 잘 입력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 리더는 ‘타이핑’이 아닌 ‘터치’ 방식을 사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그린닷이 AI 인식 검색을 배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닷을 누르면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모아놓은 쿼리 어시스턴트와 바로가기를 모아놓은 휠이 등장한다. 상단에 위치한 쿼리 어시스턴트는 ‘급상승 검색어’와 ‘사용자 맞춤 검색어’를 제공한다. 또한 휠은 두 개의 단으로 구분돼 1단엔 AI 기반 검색 도구, 2단엔 서비스 바로가기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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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리더는 “강력한 AI 비서 플랫폼을 가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이 통합한다고 하는데, 이들 플랫폼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창의적인 방법으로 디바이스를 활용할지 몰라 두렵고, 네이버의 걸음은 너무 느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네이버는 그간의 변화와 시도를 그린닷에 담아냈고, 사용자들이 이를 통해 AI 인식 검색에 조금 더 익숙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