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그룹에 13조원 자사주 매입 요구

"초과 자본금 주주환원하라" 주장...현대차그룹 공식 입장 없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Elliott Management Corp)이 현대자동차그룹에 1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1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현대차가 최소 8조원부터 최대 10조원 가량의 자본이 초과됐고, 현대모비스는 4조원에서 6조원의 자본이 초과됐다"며 "과다 보유 자본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라"고 촉구했다.

엘리엇은 또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며 "주주환원의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적으로 미달됐다"고 현대차그룹을 압박했다.

엘리엇은 지난 5월 현대차에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한 바 있다. 만일 현대차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엘리엇의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엘리엇은 5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사진=지디넷코리아)

엘리엇이 11월 1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에 보낸 서신 일부. (사진=엘리엇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서는 엘리엇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엘리엇 서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3월 28일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서로 분할합병하는 현대차그룹의 시도를 반대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엘리엇 등의 반대로 분할합병 과정을 철회했다.

엘리엇은 지난 9월 10일 현대차그룹에 공개 서한을 보내 현대모비스 AS사업을 분할해 현대차와 합병시키고 모비스의 존속부문(모듈핵심부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도록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서신에 대해 불쾌함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