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커머스는 전통적인 이커머스가 아닌, 카카오의 장점을 바탕으로 구매나 선물 맥락의 커머스 경험을 혁신하고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 달 분사 예정인 카카오커머스의 전략에 대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한 말이다.
카카오는 선물하기와 카카오톡 스토어, 카카오스타일, 카카오장보기, 다음 쇼핑 등을 포함하고 있는 커머스 사업을 별도의 법인으로 분할하고 키우기로 결정했다.
내외부에서는 여러 시각들이 존재한다. 카카오커머스가 위챗이나 라인처럼 메신저 기반에서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반면 카카오가 여러 커머스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만한 성과를 보인 분야는 선물하기 밖에 없기 때문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뿐만 아니라 신세계나 롯데 등 전통 유통사업자의 온라인 진출로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어떤 전략으로 커머스 사업을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당초 추진했던 코리아센터와의 인수합병 전략을 취하기 보다, 카카오커머스 방향성을 놓고 더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다음 달 1일 분사를 앞두고 있어, 올해 연말까지는 특별한 인수나 투자 소식이 나오긴 힘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분사 이후 구체적인 성장전략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9월 2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새 법인 카카오커머스 설립을 밝혔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부문을 분사시켜 사업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 카카오톡 울타리를 넘어 본격적인 커머스 사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시 카카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사업자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코리아센터와의 합병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다.
코리아센터와의 합병이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것은 지난 6일 카카오커머스 대표로 현 카카오메이커스 홍은택 대표가 내정된 무렵부터다.
코리아센터는 올해 초부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카카오의 인수 제의로 상장 시점이 계획보다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조건에 상장시점과 카카오커머스 임원 인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내부 임원을 카카오커머스 대표로 내정하며 카카오만의 특성을 살린 커머스 사업을 꾸려나갈 예정이다. 코리아센터와는 인수보다는 제휴나 협력 쪽으로 방향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이마트와 협력해 카카오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코리아센터의 직구 플랫폼을 카카오톡 내에 심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임대표가 선임된 만큼, 커머스 분야 직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를 하거나 인수를 하는 것이 1순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메신저 중심으로 쇼핑 기능을 확장해 나갈 잠재력을 갖고 있어 적지 않은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사 후 빠른 의사 결정과 풍부한 IT 인력도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판매수수료를 오픈마켓 보다 저렴하게 내세우면서 판매자 유입에 집중할 가능성도 크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카카오톡 내에서 모든 쇼핑을 할 수 있어 편리하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판로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잘 만 활용하면 영향력있는 쇼핑 채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구체적인 그림이 나와야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카카오톡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별도의 플랫폼이 아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쇼핑 서비스이기 때문에 커머스 사업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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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나 메이커스의 거래 규모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엔 다소 크지 않고,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앱 개편을 통해 쇼핑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스토어 모델이 일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겹치기 때문에 포털사의 커머스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쇼핑윈도를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시장을 모두 잡고 있고, 직구까지 할 수 있는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카카오가 어떤 전략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