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vs 29%.
스마트폰 1천 달러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애플이 또 다시 고가전략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아이폰 분기 판매량이 지난 해와 똑 같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매출은 29%나 증가했다.
애플은 1일(현지시간) 9월 마감된 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4천69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해 같은 기간 판매량 4천670만대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사실상 0%에 수렴되는 증가율이다.
하지만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아이폰 관련 매출이 372억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 288억 달러에 비해 29% 증가했다.
애플은 이미 지난 분기에도 ‘판매량 1%, 매출 20% 증가’란 마법을 시현한 바 있다. 2개 분기 연속으로 덜 팔고도 더 벌어들이는 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애플이 지난 해부터 아이폰 판매의 무게중심을 ‘프리미엄 전략’으로 바꾼 것이 주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을 살펴보면 이런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신모델이 본격 판매되는 12월 분기에 가장 높은 편이다. 하지만 아이폰X을 출시하던 지난 해 12월 이전까지만 해도 평균판매가격이 7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2016년 12월 분기 아이폰 평균판매가격 695달러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1천 달러 시대를 연 아이폰X이 출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해 12월 분기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796달러로 껑충 뛰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달러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전략은 올 들어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평균판매가격이 떨어질수밖에 없는 3월, 6월 분기에도 728달러와 724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리고 지난 9월 분기엔 793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해 12월 분기 수준에 육박했다. 외신들은 1천100달러까지 상승한 아이폰XS와 XS맥스가 많이 팔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대로라면 다음 분기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800달러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가 모델인 아이폰XS맥스가 본격 발매되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은 판매량 증가엔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 대신 고급 전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완전히 무게중심을 바꾼 셈이다.
실제로 아이폰 분기별 출하량 증가율을 보면 이런 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아이폰 분기 판매량은 5% 이상 늘어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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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3월 분기 4.7%가 최고 수준이다. 최근엔 2% 남짓한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판매량이 감소한 적도 적지 않았다.
급기야 애플은 “12월 분기부터는 개별 제품 판매량 수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판매량 증가가 더 이상 힘든 상황인 만큼 매출만 밝히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