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RTC 기술이 블록체인 시장에서 '조용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웹RTC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는 빨리 블록체인 산업으로 들어와야 한다. 조기 선점하지 않으면 기회를 많이 잃을 수 있다."
웹RTC(WebRTC)를 블록체인 게임서비스 플랫폼 핵심 구현기술로 활용한 사례가 소개됐다. 스타트업 '수퍼트리(Supertree)'의 최성원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진행된 RTC컨퍼런스코리아2018 행사장서 '블록체인과 웹RTC, 웹GL을 활용한 댑(Dapp)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퍼트리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플랫폼 '플레이댑(PlayDapp)'과 그 위에서 서비스할 HTML5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이다.
최 대표는 10월말 기준 전체 블록체인 기반 댑이 2천114개, 그중 게임으로 분류되는 댑이 433개로 가장 많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블록체인 시장에 게임, 이스포츠(e-sports) 서비스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특정 신기술의 초기 확산에 성인 콘텐츠가 기여했다면, 실질적인 매출과 수익을 내는 건 게임"이라며 "게임이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화 콘텐츠 서비스에 3가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첫째, 사업자에 이익이 집중되고 이용자 보상이 부재한 문제다. 둘째, 온전히 운영사에 의존해야 하는 온라인 플랫폼상의 결제 신뢰성 문제다. 셋째, 운영사의 생존에 달린 이용자 데이터의 보존 문제다. 이 3가지를 이용자 보상이 가능한 탈중앙화 계정인증, 거래 투명성을 갖춘 탈중앙화 장부, 데이터 보존이 가능한 탈중앙화 CDN으로 풀 수 있다고 봤다.
최 대표는 "중앙화 플랫폼의 관리 주체가 변동할 때 굉장한 코스트가 발생하는데 그 해법은 인증 부분에 탈중앙화 ID를, 거래 부분에 탈중앙화 장부를, (콘텐츠와 데이터 저장 부분에) 탈중앙 CDN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거대 기업이라도 10년, 15년 뒤 여러 이슈로 주가 폭락하고 회사가 도산하면 그 인프라에 올린 내 데이터는 다 사라진다는 점에서도 탈중앙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 블록체인 게임서비스 플레이댑에 웹RTC 어떻게 활용했나
수퍼트리는 웹RTC를 플레이댑 이용자들이 P2P 방식으로 영상 및 문자 대화와 경쟁(PvP) 플레이 등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기술로 활용했다. 이 회사는 플레이댑에 웹RTC 기술로 사용성과 안정성을 갖춰, 중앙 시스템과 이용자 노드가 혼재된 초기 분산 구조에서 향후 완전 탈중앙화 구조로 전환한다. 플레이댑 내 게임별 사이버머니 구매, 맞교환, 환전 기능을 갖추고 탈중앙화 거래소와도 연동한다.
최 대표는 "웹RTC 기술이 블록체인 시장에서 조용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며 "블록체인(기술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RTC컨퍼런스코리아에 참석한 웹RTC 기술관련 기업 및 조직 관계자들을 향해 "웹RTC 개발회사들은 빨리 블록체인 인더스트리에 들어와야 한다"며 "조기 선점하지 않을 경우 기회를 많이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퍼트리는 웹RTC를 활용해 플레이댑 서비스 이용자간 P2P 접속을 구현해다. 이용자 A와 B가 웹브라우저로 서비스에 각자 접속하면, 플레이댑의 '시그널서버'가 시그널링을 처리한다. 또 A와 B는 서로 P2P 연결을 통해 게임 데이터와 미디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경쟁 플레이시 이용자끼리 서로의 게임화면을 표시할 뿐아니라, 화상채팅용 영상·음성 및 문자채팅용 데이터 채널도 웹RTC 기술이 제공한다.
그는 플레이댑 소개 영상을 보이며 "함께 즐길 때 상대 플레이어의 게임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기능을 HTML5 웹RTC 기술로 굉장히 쉽게 구현했다"면서 "화상채팅뿐아니라 P2P네트워크 기반 PvP 매칭도 가능한데, 별도 개발하지 않고 싱글모드 게임을 만들어 PvP 서비스 플랫폼에 올리면 된다"고도 강조했다.
■ 초기 중앙화 인프라와 P2P 함께 구성…향후 완전 탈중앙화 전환
수퍼트리의 플레이댑 서비스 인프라 구성은 처음부터 블록체인에만 의존하진 않는다. 수퍼트리는 플레이댑 출시 초기에 분산(distributed) 환경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일단 회사의 중앙화 플랫폼과 이용자의 P2P 네트워크로 돌아가는 탈중앙화 플랫폼을 함께 운영하면서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고 완성도를 높이고, 이용자가 모여 충분한 P2P 노드가 확보되면 완전 탈중앙화 서비스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플레이댑 플랫폼은 다음 3단계 로드맵을 따른다.
1단계엔 이더리움(ETH)과 이오스(EOS)같은 기존 메인넷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HTML5 웹브라우저 게임을 출시해 제공한다. 발표현장에선 '크립토도저(Crypto Dozer)', '스네이크플라이트(Snake Flight)' 등의 게임 영상이 시연됐다. 이 '웹기반 댑'은 크롬 브라우저용으로 개발된 확장기능 '플레이댑 미니(Playdapp Mini)'를 설치한 환경에서 실행된다. 제시된 1단계 로드맵 실행 기간은 이달부터 내년 1분기경까지다.
2단계부터 플레이댑은 지원 플랫폼을 확장한다.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웹기반 HTML5 댑뿐아니라, 일반 플랫폼에서 독립 실행이 가능한 설치형 앱 구동환경으로도 서비스한다. 또 외부 게임 개발업체가 플레이댑용 게임을 만들어 제공할 때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고, 참여업체 기술지원도 수행한다. 서비스 내에 아이템 마켓을 개장한다. 이 단계는 내년 2분기 전후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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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부터 플레이댑은 서비스에 탈중앙화거래소 API를 연동한다. 이는 게임 이용자들이 아이템과 유료 콘텐츠의 구매수단으로 구매할 토큰(게임머니) 거래나 교환을 지원한다. 이 단계는 내년 3분기 전후까지 진행된다. 탈중앙화거래소 API 연동 이전 시점에도 플레이댑 서비스 내 아이템과 유료콘텐츠 구매는 가능하다. 페이팔 결제로 법정화폐를 쓰거나, 이더리움의 암호화폐 '이더'를 사서 지불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서비스 1단계엔 (중앙화 앱 장터 운영사인) 구글, 애플과 충돌하지 않는 HTML5 댑으로 출시하기 위해 HTML5로 게임 콘텐츠를 만드는 중이고, 2단계부터 설치형 앱을 만들어 그 기능을 하나하나 적용하려 한다"면서 "과거 중앙화 서비스 환경에선 같은 회사에서 제공하더라도 그 게임별로 다른 사이버머니를 따로 사서 보유하고 써야 했지만 플레이댑에선 교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