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을 IBM이 3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IBM은 클라우드 사업부 중 하나로 레드햇을 배치할 예정이다. 레드햇과 IBM 모두 엔터프라이즈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인수합병 절차 완료 후 레드햇은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으로 편입된다. 짐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CEO는 IBM 이사회와 경영진에 참여한다.
IBM의 레드햇 인수는 역사상 최대규모 소프트웨어기업 인수합병이다. IBM의 거액 배팅의 이유는 클라우드 시장 대응이다.
IBM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등과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클라우드 3대업체는 IBM의 오랜 텃밭인 공공 및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잡아먹고 있다. IBM은 핵심지지층인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고객을 붙잡아두는데 강한 욕구를 가졌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10억달러 연매출을 기록하는 레드햇은 매력적이다.
■IBM-레드햇, 퍼블릭 클라우드 영향력은?
IBM 클라우드는 2013년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해 서비스형 인프라(IaaS)를 강화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퍼블릭 클라우드의 글로벌 서비스를 확장해왔다.
IBM은 지난해 소프트레이어와 서비스형플랫폼(PaaS) '블루믹스'를 개편해 'IBM 클라우드'란 단일 브랜드로 통합했다. IBM은 이를 '2.0 버전'으로 부를 정도로 대대적 개편임을 강조했다.
IBM 클라우드는 현재 IaaS, 애플리케이션 런타임, 웹애플리케이션서버, 보안, 인공지능(AI), 개발플랫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그니티브 서비스 플랫폼 왓슨이 주요 차별요소로 꼽힌다. 메인프레임과 파워시스템으로 IaaS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높은 SLA와 보안성을 강조한다.
IBM은 지난달로 마감된 회계연도2018년 3분기 클라우드 사업에서 복잡한 상황을 드러냈다.
전체 클라우드의 연매출은 19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20% 늘었다. 각종 애즈어서비스의 연간잠정매출은 114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21% 증가했다.
왓슨 등 코그니티브 서비스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 감소했다. 시스템사업의 클라우드 매출은 9% 감소했다. 반면, 클로벌비즈니스서비스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보다 16% 성장했다. 테크놀로지서비스&클라우드플랫폼의 클라우드 매출은 19% 성장했다. IaaS 매출은 1% 줄어들어 정체됐다.
당장 IBM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에 레드햇 인수효과가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어인사이트&스트레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애널리스트는 "IBM과 레드햇의 결합이 당장 시장에 줄 가치가 명확하지 않다"며 "레드햇과 IBM 모두 엔터프라이즈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미 활동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만큼이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IBM의 상태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서 시너지 기대
IBM은 일반 기업에게 IBM클라우드프라이빗(ICP)이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도 제공중이다. ICP는 기업내부 인프라와 IBM 클라우드 인프라를 연동해 사용하게 해준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를 기존 IT아웃소싱 사업과 연계하기도 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IBM 클라우드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레드햇도 수년간 엔터프라이즈에게 안정적인 개방형 클라우드를 제공한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에 두 회사 간의 지향점은 동일하다.
레드햇은 독자적인 IaaS를 갖지 않았다. 대신 IaaS 플랫폼인 오픈스택과 PaaS 플랫폼인 오픈시프트에 투자했다. 두 플랫폼 모두 오픈소스 기반이다. 레드햇 오픈스택은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와 긴밀하게 통합되고 관리, 보안 등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레드햇 오픈시프트는 설치형 버전, 레드햇 매니지드 서비스 버전, 오픈소스 버전 등으로 사용 가능하다.
레드햇 인수는 IBM에게 그동안 진입하지 못했던 시장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줄 수 있다.
레드햇의 클라우드 관리 기술은 모든 퍼블릭 클라우드와 이기종 클라우드 플랫폼과 호환된다. RHEL과 오픈스택은 메인프레임과 파워시스템에 갇힌 IBM에게 x86 플랫폼 시장 재진입 효과를 줄 수 있다.
올해 라이트스케일에서 발표한 '2018년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IBM은 엔터프라이즈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 MS 애저, 구글클라우드에 이어 4위였다. 응답자 68%가 AWS를 사용중이라 답했고, 애저(58%), 구글클라우드(19%), IBM클라우드(15%) 순이었다.
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상 VM 갯수는 AWS, 애저, VM웨어, 구글클라우드, 오픈스택, IBM클라우드 순으로 많았다.
AWS는 채택률과 50개 이상 VM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다. IBM은 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채택률에서 연 50% 성장해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IBM 클라우드에 50개 이상의 VM을 올리는 기업도 56% 증가해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IBM과 레드햇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CEO는 "퍼블릭 클라우드 여정에 놓인 기업은 20%이고 나머지 80%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쓸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방점을 찍었다.
레드햇은 컨테이너 관련 분야서도 경쟁력있는 제품을 다수 보유했다. 올해 인수한 코어OS는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쿠버네티스의 상용 버전을 갖고 있다. 인프라 자동화기술 '앤서블'도 레드햇의 소유다. 오픈스택 관리도구인 클라우드폼즈도 인기품목이다.
RHEL과 센트OS가 MS 애저, AWS 등에서 다수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IBM에게 매력적이다.
오라클이 내던진 엔터프라이즈용 자바(현 자카르타EE)의 유일한 거대지원세력으로 남게 됐다는 점에서 WAS 고객 방어에도 유리하다. IBM과 레드햇은 자바 기반 WAS의 세계 2대 기업이었다. 오라클이 자바SE의 지원기간을 6개월로 단축했기에 오픈JDK 지원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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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과 레드햇의 통합을 엔터프라이즈 기업에서 구매할 지는 확실하지 않다. 거대한 단일 밴더에게 종속되는 것을 꺼린다면 IBM과 레드햇을 택하지 않을 수 있다.
IBM은 레드햇 인수 후 한동안 현금을 동원한 자사주 인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IBM은 그동안 자사주 인수로 주가 하락에 대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