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3Q 최대 실적...반도체 영업익만 14兆 육박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만 1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전체 영업이익 17조원을 뛰어넘으면서 신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3분기 사업부문별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3분기에 전년 동기(14조5천300억원)보다 20.44% 증가한 17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5조원으로 전년 동기(62조500억원) 대비 4.75%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사업 호조의 영향이 가장 크다. 3분기 반도체 부문은 13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이 수익성 개선으로 기대치를 상회, 가전 부문도 개선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또 1분기에 기록했던 15조6천400억원의 사상 최고 영업이익보다도 2조원 가량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 2분기에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으로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 플래시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13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으로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보다 2조원 가량 높다. 다만 4분기에는 메모리 공급은 증가하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만 1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사진=ZDNet)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D램의 영업마진은 1분기 69%, 2분기 67%, 3분기 70%로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낸드의 경우 영업마진이 올해 1분기 56%, 2분기 52%, 3분기 45%로 가격하락을 원가절감으로 상쇄하면서도 하락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D램은 내년 가격이 하락해도 그 폭이 크지 않다면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낸드의 경우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마진을 고려해 내년 투자를 지연,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패널(DP)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호조에 힘입어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 그간의 부진을 면한 모습이다. 지난 9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가동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OLED 리지드 가동률이 90%를 상회하고 플렉시블 라인 가동률이 60%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 개선은 애플의 주문에 크게 좌우되고 있는 만큼, 애플의 주문이 기대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4분기에도 애플의 주문이 당초 예상보다 10% 이상 상향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년 1분기까지 올해 초부터 부진했던 실적보다 큰 폭의 성장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예상치에는 부합하지만 여전히 2조원 초반대에 머무를 전망이다. 3분기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이 출시됐으며 중가 라인업 출하량이 지난 2분기 대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신제품 출시 비용과 중저가 제품의 고사양화에 따른 비용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갤럭시노트9은 가격이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메모리, 배터리, 화면 크기 등 부품 사양이 개선되면서도 가격 변동이 없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중저가 라인업 역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스펙 상향은 지속되지만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갤럭시노트9을 소개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 사장.(사진=삼성전자)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같은 기간 6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4천400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CE부문은 프리미엄 라인업인 QLED TV 판매 호조와 더운 날씨에 따른 생활가전 제품 판매 촉진으로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TV의 호조는 가격 인하를 통한 수요 확대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고가 제품에 들어가던 기능을 중가대에 적용, 물량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세트부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꾸준히 이어지면 내년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소폭 줄어든 1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으로 최고 기록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D램과 낸드의 출하량 증가와 수율 개선 효과가 가격 하락의 영향을 상쇄시키고, 성수기에 진입한 OLED와 생활가전, TV 부문의 실적 호조가 휴대폰 사업의 부진을 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