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니로 EV HDA 주행해 보니...성능·연비 '만족'

옆차선 차량 감지 능력은 아직 미흡...전비 8.5km/kWh 찍어

한글날인 9일, 기아자동차 전기차 니로 EV를 타고 인천, 강릉, 서울을 오갔다. 인천부터 강릉까지 약 240km 구간을 무충전 주행했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엔 300km 무충전 주행했다.

이날 시승의 약 80% 이상은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시스템을 활용했다. 장거리 주행으로 인한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HDA 실행이 니로 EV 전기차의 전비(전기차 연비) 향상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궁금했다.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나서, 용인휴게소를 지나자 정체구간이 나왔다. 공휴일이기 때문에 나들이 차량이 몰린 탓이다.

차량이 밀리는 정체 구간에서 HDA는 어떻게 반응할까. 시선은 전방을 유지한 채 스티어링 휠을 잡던 손을 떼고 가속페달을 조절중이던 발도 뗀 다음 ‘크루즈(CRUISE)' 버튼을 눌렀다. HDA 작동을 위한 첫 번째 단계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간거리는 앞 차와의 거리가 가장 멀게 느껴지는 4단계로 설정하고, 주행 속도는 시속 100km/h로 맞췄다. 그러자 니로 EV는 ‘띵’하는 소리를 내며 HDA 반자율주행을 시작했다. 현대기아차의 HDA는 고속도로별 제한속도로 주행속도를 맞추면 최상의 기능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기아자동차 니로 EV (사진=지디넷코리아)

HDA 기능이 실행중인 니로 EV 계기반 클러스터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HDA가 작동된 니로 EV는 서행 구간에서 3분이 넘도록 스스로 주행했다. 평균 주행 속도는 약 30km/h~40km/h 내외였다. 이 시간동안 계기반 클러스터에는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문구와 경고음이 등장하지 않았다.

정체 구간이 끝나고 고속도로가 원활해지자 니로 EV는 이에 맞춰 속도를 냈다. 속도가 75km/h를 넘긴 후 커브 구간이 등장하자, 이제야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니로 EV HDA는 원활한 구간에 진입하면, 평균 1분 40초정도 스스로 주행한다. 직선 구간이 많을 때는 2분이 넘을 때도 있다. 급커브 구간이 등장하면 시간에 상관없이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문구를 내보낸다. 아무리 진보된 반자율주행이라 하더라도, 운전자는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영동고속도로 서행 구간을 HDA로 통과중인 니로 EV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니로 EV HDA 기능의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니로 EV HDA는 휴게소 또는 졸음쉼터에서 본선으로 합류하는 차량들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 오로지 전방 차량의 흐름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운전자가 주변 차선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HDA 실행 도중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우선으로 개선된 HDA 시스템인 ‘HDA2'를 적용시킬 예정이다.

HDA2는 테슬라 오토파일럿처럼 운전자가 원할 때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끼어드는 차량의 흐름을 파악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다수 주행 구간을 HDA로 달려보니, 니로 EV의 전비는 기아차 발표 수치(도심 5.8km/kWh, 고속도로 4.9km/kWh, 복합 5.3km/kWh)보다 높게 나왔다.

인천부터 강릉까지 약 240km를 무충전 주행해본 결과, 클러스터 상 전비는 7.5km/kWh로 찍혔다. 강릉부터 서울까지 300km 무충전 주행했을 때는 8.5km/kWh 전비가 찍혔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량들이 많아 전비 상승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급속충전중인 기아차 니로 EV 전기차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아차가 발표한 니로 EV의 공인 주행거리는 385km다. 하지만 니로 EV로 HDA와 일반 정속주행을 진행한다면 80% 주행으로 440km 이상은 충분히 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을 틀어도 주행거리가 급감하지는 않았다.

니로 EV는 지난 9월 한달 간 1천66대가 판매됐다. 7월 본격 판매 이후 3개월만에 월간 판매 1천대 선을 넘은 것이다. 기아차 역대 전기차 중 월 판매 1천대를 넘은 차량은 니로 EV가 최초다.

니로 EV는 당분간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쉐보레 볼트 EV 등 장거리 주행 전기차와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 국내 판매가 진행될 예정인 테슬라 모델 3와의 승부도 관심거리 중 하나다.

니로 EV는 프레스티지와 노블레스 등 총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만일 지금 니로 EV 구매를 원할 경우, 내년 이후에 차량이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니로 EV 세제 혜택 전 트림 별 가격은 프레스티지 4천997만원, 노블레스 5천207만원이다. 보조금 적용 가격은 각 지역마다 다르게 책정된다.

*영상=[기아자동차 니로 EV 전기차] HDA 주행해보니, 영동고속도로 정체구간서 3분 넘게 스스로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