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의 가장 중요한 방향성은 지속가능성입니다. 인공지능(AI)이 지속가능성에 답을 줄 것입니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스마트시티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AI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현재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AP(Assistance Planner)를 맡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의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 위원이기도 하고,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지능정보사회 추진위원회 위원도 겸하고 있다.
그는 14년이 넘게 스마트시티를 연구해왔다. "내 청춘을 모두 스마트시티에 쏟아부었다"고 했다. 스마트시티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U시티 사업에 2004년부터 뛰어들어 2010년까지 평택U시티 추진단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었다.
조 교수는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68%가 도시로 집중된다”며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계획한 대로 우리의 터전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도시가 지속가능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 “스웜 인텔리전스로 인간 행동 파악하고, 도시 설계에 반영해야”
조 교수는 지속가능성을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 AI를 꼽았다. “스마트시티의 ‘스마트’는 인텔리전스를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스웜 인텔리전스(Swarm intelligence)를 통해 도시가 지속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스웜 인텔리전스는 집단지성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며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고 움직이는지 스웜 인텔리전스를 통해 알 수 있고, 스웜 인텔리전스를 잘 보고 도시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현재 AI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조 교수는 “얼굴 인식은 아주 잘되고 있는 수준이며, 알파고제로에 쓰인 딥러닝은 문제 중심으로 조금 더 학습을 효율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모든 분야에서 딥러닝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그는 “알파고도 100여 명의 사람이 20년 정도를 연구해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AI는 답이 뚝딱 나오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AI 연구논문 발표 건수 1위는 중국이다. 일본과 미국도 AI 리딩국가로 손꼽히는 반면, 한국은 11위로 밀려났다. 조 교수는 “일본은 AI를 사회현상과 엮어 서비스쪽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고, 중국은 조금 더 혁신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항저우시는 스마트시티 발전지수가 1위”라며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확실히 나누고, 분담한 역할을 조립하는 딥러닝 방식을 이용해 가장 성공적으로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기술 개발이 미진하다고도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R&D 투자 금액은 많다”며 “예산이 없어 기술 개발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R&D 투자 금액은 많은데 기술 성숙도가 미진한 이유를 두고, 그는 “과제를 따놓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을 매번 수입만 해 통합하는 거로는 한국 IT는 전혀 발전할 수 없다”며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해 기술 성숙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 “한국, 정보사회국가로 나아가려면 시민 동참해야”
조 교수는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면서 힘든 부분 중 하나가 ‘데이터 공유’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정보자유국가라면서, 정보자유국가는 정보에 대한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어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사회와 공유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정보자유국가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며 정보사회국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정보사회국가는 개인의 정보를 사회가 공유해 전자정부, 스마트시티 등 거버넌스를 비롯한 여러 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잘 돌아가는 나라를 말한다.
정보사회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국가와 시민 간의 신뢰를 형성해야 하고, 시민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예로 들었다. “암스테르담과 같은 유럽은 시민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정보 공유에 참여한다”며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고 떳떳이 권리를 요구한다”라고 설명했다. 따라 “시민도 데이터를 통한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다면, 자신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책임과 의무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세종 스마트시티, 연구플랫폼 만들어 인재·기술 빠르게 지원하자”
조 교수는 AI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로만 승부가 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기술은 까는 순간 쇠퇴하기 마련"이라며 "채널을 많이 열어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역할 분담을 좀 더 해야 한다"며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그 방법으로 연구 플랫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실리콘밸리가 성공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이와 같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대내외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플랫폼을 만들어 전문가를 연결하고, 기술 개발도 자유롭게 연계해 인재와 기술을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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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큰 그림 정도만 그리고 빠져있을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정부는 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고, 기업은 윤리의식을 갖고 기술을 개발하고, 시민들은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같이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스마트시티는 반짝해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며 “길게 보고 다지면서 가야 한다”며 속도보다는 내실을 채워 지속가능성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