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골드 설립자 "블록체인 원리는 생존"

[블록체인서울2018] 리드 개발자 H4X

컴퓨팅입력 :2018/09/17 18:14    수정: 2018/09/17 18:24

특별취재팀 기자

"블록체인 시스템의 기본 원리는 생존이다. 생존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어떤 첨단 기능과 성능 개선도 의미가 없다. 중앙화된 클라우드서비스나 데이터베이스(DB)보다 나을 게 없다."

비트코인골드 공동창립자 가운데 'H4X'라는 가명을 쓰는 리드 개발자는 17일 서울 코엑스 '블록체인서울2018'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효용으로 개방성과 협력, 거대한 가치창출, 실세계에서 확장성을 갖는 애플리케이션을 언급했다.

H4X는 "블록체인이 개방된 협력의 미래, 그런 가능성을 만들어간다고 믿는다"면서도 "심각한 성능 문제와 첨단기능 구현 문제에는 도전과제가 있는데 이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비트코인골드가 지원할 수 있을지는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화두로 생존을 꼽았다. 1999년 만들어진 디지털화폐시스템 'e-골드' 사례를 언급했다. 2009년까지 e-골드 계정 500만개가 만들어질 만큼 이 디지털화폐 서비스는 성공적이었지만, 결국 사라졌다. 규제당국이 이 서비스를 폐쇄했다. 비트코인은 통제하기 어려운 P2P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규제당국의 제한에 따른 중앙화 서비스의 생존가능성 문제를 극복한 셈이다.

비트코인골드 공동창립자 H4X

지금은 성능이 문제다. 근본구조 때문에 성능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 H4X는 "누구도 (비트코인처럼) 송금을 할 때 10분씩 기다리거나 높은 송금 수수료를 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비트코인 블록체인 검증은 풀노드에서 이뤄지고 승인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블록체인을 저장하고 결제 히스토리를 보유하는 풀노드는 네트워크 지연시간과 저장공간 한계도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운영구조상 모든 거래정보를 저장, 처리하는 '풀노드'는 병목을 수반한다. 그럼 거래정보를 약식으로 처리하는 '간이결제검증(SPV)' 노드는 어떨까. SPV노드는 거래를 온전히 검증할 수 없기때문에, 실제 블록체인의 거래정보 안전성, 보안 수준을 결정하는 건 풀노드 역할이다. 비트코인이 처리하는 거래는 초당 7건, 이더리움은 13건, 이오스는 4천건이다. 처리속도가 빠를수록 풀노드가 저장해야 할 블록체인 전체 규모도 커진다. 그만큼 공유해야 할 데이터 크기도 많아진다. 네트워크 병목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최다 풀노드 수를 제한한다. 확장성 문제가 생긴다.

H4X는 "블록사이즈가 커지면 모든 풀노드가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해 CPU, 저장소, 네트워크, 모두 병목현상을 일으키게 된다"며 "누구도 풀노드를 처리하지 못하고 SPV 노드가 돼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빠르게 합의하려 하면 전체 블록체인을 승인하기 위해 소수의 노드만 존재하는 구조가 되며, 더 급진적으로는 21개 노드만 존재하는 위임지분증명(DPoS) 알고리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컴퓨터에 거래 검증에 필요한 저장공간과 네트워크 트래픽을 갖추는 게 벅차기 때문에 탈중앙화를 지속하려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H4X가 제안하는 해법은 오프체인 확장이다. 그는 "온체인(on-chain) 스케일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오프체인으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의 모든 디테일을 신경쓰지 않고 시작과 종료 시점의 잔액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모든 노드가 (모든 거래 정보를 기록한) 블록체인을 보유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프체인 확장 방식으로 결제 채널(Payment Channel)과 사이드체인(Sidechains) 2가지 기술을 소개했다.

결제 채널은 라이트닝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를 이용해 결제 당사자를 연결하는 별도 채널이다. 이 안에서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그 결과를 블록체인에 전송할 수 있다. 모든 지불 채널은 라우팅 알고리즘을 통해 연결될 수 있다. 채널은 노드와 연결되고 노드는 거래를 목표 지점으로 전달한다. H4X는 이 방식의 장점을 "무제한 스루풋(throughput)이 가능해진다"는 표현으로 강조하며 "지난 6월 17일 비트코인골드 테크니컬프리뷰 버전이 라이트닝네트워크를 결합한 블록체인으로 나왔고 현재 테스트넷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이드체인은 두 블록체인간의 양방향 연결(Two-way peg)을 활용한 방법이다. 거래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곳을 메인체인(Main Chain)이라 한다면 이곳의 코인을 동결(Lock) 상태로 만들고 그 액수만큼 보증금증명(Deposit Proof)을 생성해 차일드체인(Child Chain)에서 코인을 발행한다. 이후 거래된 차일드체인의 코인을 소각하고 인출금증명(Withdraw Proof)을 생성한 뒤 메인체인의 코인 동결을 해제(Unlock)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H4X는 "사이드체인의 양방향 연결은 보안을 저해하지 않고 선형적으로 확장(scaling) 가능한 방법"이라며 이를 활용한 이더리움 샤딩 구조의 사례를 들어 "메인체인은 풀노드로 온전히 검증되고 차일드체인은 이용자를 통해 온전히 검증되고 메인체인을 통해 보호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처리기술의 제약을 '확장성(extensibility)' 문제로 소개했다. 스마트계약은 탈중앙 자동화 애플리케이션의 기반 구성요소지만 블록 크기를 불필요한 데이터로 키워버린다는 점, DAO 공격 등에 당할 수 있는 취약점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이더리움의 이더리움가상머신(EVM)처럼 블록체인에서 직접 스마트컨트랙트를 구동하는 경우 우려되는 문제다. 비트코인골드의 스마트컨트랙트 기술로 비동기 사이드체인(Asymmetrics Sidechains) 방식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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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X는 "비동기 사이드체인 사례로 루트스톡(Rootstock)은 양방향 연결을 연계(Federation two-way peg)한 경우인데 연계는 중앙화에 따른 문제가 다시 발생한다"며 "이더리움 확장(scaling) 방법인 플라즈마(Plasma)는 그 해법"이라고 말했다. 플라즈마는 메인체인에서 네이티브 화폐 처리, 차일드체인에서 스마트컨트랙트 실행을 하는 아이디어로 비트코인스크립트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이는 메인체인의 확장성 제약을 해소하고 메인체인의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보호하며 차일드체인에 부가적인 보안성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H4X와 함께 강연 무대에 선 비트코인골드의 공동창업자 마틴 쿠반드히예프(Martin Kuvandzhiev)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인지 묻는데 이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우리는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갖추고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해 접근할 수 있으며 탈중앙화와 보안성을 갖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는 탈중앙화와 투명성을 갖출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