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애스톤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에 쓴소리

"생태계 발전 이끌기보다 정부 규제 자초"

컴퓨팅입력 :2018/09/07 08:07    수정: 2018/09/07 09:25

"암호화폐 거래소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 한 일이 별로 없다. 정부의 규제를 자초한 면이 있다."

블록체인 업체 애스톤의 김승기 대표는 지난 5일 저녁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한 블록체인 강연회에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문서 인증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 애스톤을 이끌고 있다. 애스톤은 국내 블록체인 산업 초창기 암호화폐다. 지난해 12월 암호화폐 공개(ICO)를 마쳤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캐셔레스트, 코인베네, 코인링크 등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ICO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강연에서, 김 대표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대중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 요인으로 "다단계 스캠코인과 더불어 암호화폐 거래소 가격 펌핑(인위적 가격 올리기)"을 꼽으며 "우리나라 블록체인 업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승기 애스톤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한 블록체인 강연회에서 'ICO경험과 노하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특히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대부분 거래소가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해외 코인 중 그동안 들어보지도 못한 코인을 상장시키면서 하루에 500%~1000%씩 펌핑 시킨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가격이 오르는 게 투기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요 거래소에 한국 기업이 주도해서 개발하는 토종 코인이 거의 상장되어 있지 않은 상황을 언급하면서 "한국 코인은 역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자체 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두고도 "창조경제에 가깝다"비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중소기업벤처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기업 업종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도 "개인적으로 (거래소가) 자초한 면이 있다고 본다"며 "거래소들이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벤처기업 등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래소 허가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애스톤 프로젝트는 국내 거래소 코인레일과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다. 지난 6월 초 해커가 코인레일에서 400억원 규모의 코인을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애스톤 코인도 약 9천400만 개가 해커 손에 넘어가는 피해를 봤다.

원칙적으로 해킹을 당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피해 복구 책임이 있지만, 이번 경우엔 코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덜 입도록 몇몇 코인 발행 업체들이 거래소와 복구방안을 논의해 왔다. 애스톤도 코인레일과 복구 방안 마련을 위해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지만, 원활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130원 정도 하던 애스톤 코인 가격이 해킹 사고 후 30원까지 떨어졌고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언급하며 "거래소들이 너무 부도덕하고 돈 벌 생각만 하고 있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거래소 문제를 해결할 대안에 대해 "거래소는 블록체인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거래소를 없애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탈중앙화된 거래소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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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투자자 커뮤니티 채널로 사용해 온 애스톤 텔레그램 방을 없앤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방을 마치 쪽대본(시청자 반응을 즉각적으로 드라마에 반영해 만든 대본)처럼 보면서 경영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자꾸 텔레그램을 보게 되니까 우리가 처음 계획했던 정책대로 프로젝트가 안 가는 것 같아 방을 잠그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