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3(3단계)’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업계 관심이 뜨겁다. 해당 기술이 기존 국내 업체 승용차에 시험운행용으로 탑재됐지만, 최근에는 상용차와 수입차 업체 차량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다섯 단계의 자율주행차 기술 중 중간급 단계에 속한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가능한 단계는 레벨 4 이상부터다.
기존 레벨 2(2단계) 자율주행 기술은 스티어링 휠 자동 조향 시간에 제약이 있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평균 20초 정도가 지나면, 차량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잡으세요”같은 경고 메시지를 내보냈다. 차량 스스로 도로의 돌발상황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은 다르다. 이 기술이 탑재된 차량이 간선도로 또는 고속도로에 주행하면 알아서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을 해준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떼더라도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는다. 심지어 알아서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고, 안정적인 정차를 돕는다.
■레벨 3 영향력 강화하려는 캐딜락·아우디
현재까지 세계에 레벨 3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한 차량은 크게 캐딜락 CT6, 아우디 A8 등으로 나눠진다.
두 차량은 아직 국내에 판매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캐딜락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는 레벨 3 이상급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판매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김영식 캐딜락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도산대로 ‘캐딜락 하우스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고객들이 추석이나 설날 등 민족 대명절에 고속도로 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며 “이같은 소망을 우리가 이루기 위해 수퍼 크루즈 탑재 차량 출시를 한국에 빨리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는 5일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간 A8 자율주행차 국내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지난 3월 국토부 자율주행 임시면허를 취득한 지 약 6개월만이다.
A8 자율차는 화성 케이시티 뿐만 아니라 국내 실도로에 투입된다. 구형 차량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판매중인 신형 A8 것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코리아는 A8 차량 운행을 통해 자율주행 중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도로와 한국 특유의 도로 및 교통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및 연구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글로벌 차원으로 진행된다. 국내 시험운행 데이터가 향후 더 진보된 레벨 3 반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한국 도로 상황에 맞는 자율주행 기술이 향후 출시된 아우디 차량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레벨 3 기술로 입지 강화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레벨 3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국내 최초로 대형트럭 레벨 3 자율주행 구현에 성공했다.
3단계 자율주행에 동원된 트럭은 40톤급 엑시언트다. 엑시언트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 내 차선유지, 차선 변경, 앞 차량 차선 변경 인식, 터널 통과, 정체 상황 대비 완전 정지 및 출발을 구현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부산 등 전국 곳곳에 레벨 3 자율주행이 가능한 트럭 시험 운행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20년에 대형트럭 군집주행 기술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레벨 3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이후 한달여만인 지난해 11월 티볼리 에어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국내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ITS)의 도로 인프라와의 통신을 성공시켰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5월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레벨 3 이상급 반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 출시 시기를 2020년 또는 2021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완성차 업체가 밝힌 레벨 3 구현 가능 시기와 비슷하다.
르노삼성차도 레벨 3급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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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는 지난달 30일 순수 전기차 ZOE(조에)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국토교통부 임시운행 허가 받아 공도 시험 주행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공도 시험 주행을 통해 혼잡주행 지원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보급형 시스템을 이용하여 교통이 혼잡한 도로에서 저속으로 운전자의 가감속 및 조향 조작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시키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