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미 블록체인 가능성을 보고, 규제 정책 안에 데려와 대비책을 착실히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일본 모델을 따라야 합니다.”
권혁준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4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일 IT세미나 2018’ 행사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회장 이상현)는 4일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일본정보서비스산업협회와 함께 ‘한-일 IT세미나 2018’ 을 공동 개최했다. ‘한-일 IT세미나’는 한국과 일본 IT산업을 대표하는 양 기관이 지난 최신 IT시장과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대표적인 민간 국제협력 행사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상현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NTT데이터 요시하루 아카하네 선임 매니저, 글로스퍼 김보규 본부장, 데일리인텔리전스 김항진 이사 등이 참석했다.
개회사를 맡은 이상현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은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로, 2025년까지 전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에 저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블록체인과 핀테크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IT 기업이 상호 협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혁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블록체인, 핀테크 생태계 동향과 협력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그는 “일본은 블록체인, 크립토(Crypto) 부분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올바른 규제 안에서 충실히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한국은 일본의 블록체인 정책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블록체인에는 분산원장기술(DLT)에 치중하는 쪽과 크립토(Crypto)에 치중하는 쪽, 크게 두 부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화폐라는 표현은 지급·결제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폐’라고 표현돼 오히려 ICO 규제 등 여러가지 부정적 영향이 나오고 있다”며 가상화폐 대신 크립토(Crypto)라고 표현했다.
이어 “한국은 DLT 분야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적용하기 시작했지만, 크립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이라며 “반면, 일본 정부는 이미 ICO를 정의하고 있으며, 이용자 보호 차원의 공지사항을 백서에 다 밝히고 있는 등 세밀하게 고민하고 판단해 크립토 분야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본 정책 입안자들은 이미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작년 12월 기준 총 16개 금융기업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등록했다. 금융 이외에도 전기(도쿄발전), 농업(DIDS 인터내셔널 정보 서비스), 자동차(도요타 연구소), 보험(스미모토 미츠이 해상화재) 분야에서 한국보다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있다.
권 교수는 한국과 일본 기업의 협력 방안으로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제안했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여러 집단이 협의체가 돼 노드로 참가하는 형태다. 그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하면 위변조가 가능하지만, 컨소시엄 블록체인으로 일본 기업이 들어오게 된다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먼저 협력한다면, 나중에는 다른 나라들도 이 블록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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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T데이터 요시하루 아카하네 선임 매니저는 “블록체인은 무역 분야에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기존에 회사에서 회사로 무역 관련 서류를 보낼 때는 주로 종이에 의존했으며, 회사 간 포맷도 달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시간 단축을 할 수 있으며, 시스템 간의 연계를 통해 신뢰성과 효율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에 무역 부분에 블록체인을 적용, 60% 이상의 개선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글로스퍼 김보규 본부장은 “이미 지난 1분기에 ICO를 통한 투자는 기존 벤처캐피털 투자와 엔젤 투자를 넘어섰다”며 “전체 VC 투자를 놓고 보면 아직은 ICO 통한 투자가 매우 적지만, 늘어나는 성장 추세로 보면 빠른 시일 내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공공기관이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한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곧 해결될 것”이라며 “국가와 정부의 정책적 변화만 있으면,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