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리버는 지난 4월 인텔에서 사모펀드 TPG에 매각되며 독립했다. 인텔이란 거대 기업의 품을 떠난 윈드리버는 짐 더글라스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짐 더글라스 윈드리버 CEO는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지디넷코리아에 회사의 새 전략과 비전을 공개했다. 더글라스 CEO는 "인텔에서 독립, 윈드리버의 주력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대변화 속에서 엣지의 인텔리전스를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하는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인공지능(AI) 연산을 산업 현장의 엣지 차원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데이터가 강조되지만, 클라우드의 인텔리전스를 엣지로 이동시켜야만 진정한 대전환이 가능해진다. 윈드리버 주요 시장인 산업 현장에선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빠른 의사결정 때문에 클라우드서 이뤄지는 AI 연산을 엣지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고객에게 워크로드 통합(consolidation)이란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며 “과거 시스템별로 분산돼 별개로 존재하던 워크로드를 엣지 차원의 가상화를 이룸으로써 단일 플랫폼으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윈드리버의 워크로드 통합은 임베디드 시스템 차원의 가상화를 기반으로 삼는다. 임베디드 시스템과 엣지 디바이스는 컴퓨팅 자원 제약 때문에 AI 같은 고도의 연산을 수행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다. 윈드리버는 엣지 환경을 가상화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멀티 코어, 멀티 프로세서 활용을 도모한다.
그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안정성, 가용성, 성능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무수한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며 “워크로드 통합을 통해 별개의 특징을 가진 이기종 워크로드를 단일 플랫폼에서 구동하도록 도우려 한다"고 덧붙였다.
윈드리버는 워크로드 통합을 활용하면 기존 임베디드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빠른 혁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이점을 산업용 임베디드 환경에 접목하려 한다. 통신서비스에 도입되고 있는 클라우드 아키텍처의 특징을 임베디드 영역으로 가져와 고성능, 고가용성의 특징을 추가할 계획이다.
더글라스는 “통신 영역의 NFV는 블랙박스의 컴퓨트, 미들웨어, 앱 서비스 등을 추상화해 분리하고, 다이나믹한 혁신을 꾀하는 것”이라며 “반면 공장 시스템은 동일한 기능의 하드웨어를 3중화할 정도로 장애 대비에 민감한데 장비를 한번 설치하면 변경도 어렵고 유연성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때문에 새 기술을 산업 현장에 추가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데, 제어 기능을 가상화로 옮기면 신기술 도입을 쉽게 하고 제조 환경 혁신을 꾀하기 쉬워진다”며 “제조업체의 디지털 트윈에 윈드리버 타이태니엄 플랫폼을 적용하면, 앱 설치 및 테스트, 실시간 이전 등을 가상환경에서 수행하고 물리적 환경으로 매끄럽게 이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윈드리버는 오는 4분기 워크로드 통합을 위한 새 플랫폼을 발표할 예정이다. 멀티코어 안정성 인증 분야에도 투자를 강화한다.
더글라스 CEO는 단기적으로 임베디드 영역에 데브옵스를 적용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대 중단되면 안되는 산업용 크리티컬 인프라는 잦은 변경을 핵심으로 삼는 데브옵스 혹은 ‘지속적 통합 및 지속적 배포(CI/CD)’에 적용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보안 인증을 코드 변경 때마다 새로 받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는 “산업계 고객들도 시스템을 더 역동적이고 업데이트하기 쉬워지길 바라고 있다”며 “오버더에어(OTA) 업데이트가 1단계고, 고객이 윈드리버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언제든 접근해 개입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글라스는 “리스크를 피하려는 고객의 경우는 1년 정도의 단위에서 새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임베디드 환경에도 스프린트 개발과 고객 참여 강화란 물결이 일고 있어 더 성장할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인수합병(M&A) 계획도 세웠음을 밝혔다. 인텔 자회사 시절에 윈드리버 사업에 딱 맞춘 M&A를 할 수 없었지만, 독립 회사로서 포트폴리오 강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윈드리버는 지난달 23일 현대오트론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윈드리버와 현대오트론은 미래 스마트카에 적용할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제어 플랫폼의 개발을 두 회사가 함께 하게 된다. 양사는 고성능 반도체, 차량 내외부 네트워크, 무선 업데이트(OTA) 등 기반 기술이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표준화된 제어 플랫폼 기술을 협력 개발한다.
짐 더글라스 CEO는 “VX웍스와 현대오트론 제품으로 자율주행을 위한 인증 가능한 소프트웨어 스택을 제공하게 된다”며 “항공기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수준으로 신뢰 가능한 제어 시스템을 자율주행차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블록체인 기술을 임베디드 제품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관리 연속성(Chain of custody)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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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리버 리눅스 서비스 중 소스코드의 연계 라이선스 정보를 담은 아티팩트를 생성하고, 이슈 발생 시 코드를 고객 시스템에 설치되지 않도록 하는 게 있다”며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기술을 활용하면 자동으로 아티팩트를 생성해 누가 코드를 작성하고 라이선스 종류를 관리할 수 있게 돼 매우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리 연속성에서 안정성 인증 시 기능별로 문서를 제공해야 하고, 기능 관련 코드 연계도 시연해야 하며, 모든 케이스를 보여줘야 한다”며 “각 피처와 코드 한줄 단위로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영향주는 지 모두 테스트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렛저 기반 접근 방식이 어떤 효과를 줄 지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