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독일)=김승민 기자] “LG전자 TV 사업은 간결하다. OLED에 올인한다. 현재 IFA 2018에 전시된 8K OLED TV는 상담이 쇄도 중이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V와 스마트홈, 로봇 사업 방향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부회장은 또 “LG디스플레이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중국 광저우의 8.5세대 OLED 공장이 건설되면 LG전자가 제품의 상당 부분을 받을 것”이라며 “OLED TV로 계속 전선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또 다른 주력 사업인 AI 기반 스마트홈 부문에 대해 3가지 개방형 전략인 오픈 플랫폼과 오픈 커넥티비티, 오픈 파트너스를 재차 강조했다. AI 역량을 키우는 방식 역시 이 전략을 따른다.
조 부회장은 “LG전자는 자체 AI 연구 개발 역량에 더해 세계 학교와 연구소 등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고 있다”며 “현재 AI 관련 회사를 인수합병할 계획은 없지만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기업들과는 협력하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기업과 유럽 가전기업들 역시 스마트홈을 밀고 나오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 제품이 당사 AI플랫폼 ‘LG 씽큐(ThinQ)’로 연결되도록 무선인터넷(Wi-Fi)을 심는 중이다. LG 씽큐가 구글, 아마존의 AI플랫폼과도 연동돼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유지한다.
조 부회장은 “재작년부터 당사 가전제품에 무선인터넷을 심고 올해는 약 1천만대 제품에 심었다.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라며 “세탁기, 에어컨, 의류관리기 등을 넘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도 무선인터넷에 들어가면서 연결되는 제품 종류도 넓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얼 같은 기업들이 스마트홈 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당사처럼 많은 제품에 무선인터넷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세탁기, 오븐, 냉장고 등을 연결해 데이터를 얻고 전달하는 작업은 하루아침에 못 만든다”고 자신했다.
TV 분야서에 대해서도 “AI를 소화하기 좋은 플랫폼 ‘웹OS’가 적용돼있어 구글, 아마존 등 다른 AI플랫폼과의 연계가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웹OS는 LG전자가 스마트 TV,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적용하는 독자 운영체제(OS)다. 지난 3월 누구나 무료로 웹OS 소스코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됐다.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빌트인 주방가전 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사업은 미국, 한국, 유럽 중심으로 진행되며 앞서 진출한 미국과 국내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부회장은 “미국은 시그니처 키친 스위터, LG 스튜디오, LG 브랜드로 사업 중이며 국내는 제품 폭이 큰 편인 미국과 작은 편인 유럽 플랫폼 2가지로 브랜드를 알리는 중”이라며 “논현동 갤러리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알린 후 빠른 속도로 기대치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빌트인 종주국인 유럽시장 진출이 가장 늦었는데 기존 당사 제품으로는 시장을 뚫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오븐이 있으면 쿡탑이 없고 쿡탑을 갖추면 커피머신이 없는 등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유럽시장 빌트인 주방가전 사업은 밀레, 가게나우 같은 앞선 강력한 경쟁사들이 있는 만큼 우선 브랜드 구축에 힘을 싣는다. 명품 가구점과 협력해 제품을 함께 구성하는 동시에 AI플랫폼, 스마트 기능도 탑재해 인지도 문제를 해결하고 디자인, 기술력에서 차별화를 둔다는 전략이다.
조 부회장은 “유럽시장이 미국이나 한국시장보다 (성과 달성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은 한정돼있으므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생활로봇 ▲공공 또는 상업용 로봇 ▲산업용 로봇 ▲웨어러블로봇 등 4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LG전자는 이처럼 다양한 로봇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조 부회장은 “진정한 생활로봇이란 어떤 것인지 AI 중심으로 고민하며 개발 중이다. 공공로봇은 공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청소로봇이나 공장, 빌딩 청소로봇 등이 있겠다”며 “산업용 로봇은 이미 강력한 해외기업들이 많지만 빠트릴 수 없는 분야다 보니 국내 전문기업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웨어러블 로봇은 실버시대가 되면 쓰일 것으로 보인다. 힘든 작업이 요구되는 공장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며 “현재는 태동기 단계라 학교나 연구단체와 주로 협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그간 기술 중심으로 로봇을 연구했지만 연초에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오피스(PMO) 사업담당 조직을 만들었으며 연말 인력 보강도 계획 중이다.
이밖에 전자사업은 미래 기술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지난해 말 조직 개편됐다는 설명이다. 어느 사업부에서도 할 수 없는 분야를 연구하는 융복합센터와 뉴비즈니스센터 기능과 디자인, 라이프스타일리서치를 합친 에이랩이라는 조직도 만들었다. 에이랩은 AI 연구도 진행 중이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도 프리미엄, 중가, 염가 3단계로 안정적으로 제품 구성이 이뤄져 각 단계 제품들이 시너지 주고받으며 모듈화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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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회장은 “외부에서 보면 개선 속도가 더디다고 볼 수 있지만 차근차근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엔 허리 부분 제품 없이 프리미엄과 로우엔드로만 구성돼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되지 않았을 때 허리급 제품 가격으로 나가면서 전체 손익 구조가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나쁜 매출이 많이 줄고 좋은 매출은 조금씩 늘면서 회사가 기대하는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조금만 더 시간이 지아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