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TV 사업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가전업계가 득실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1일 중국 언론 디이차이징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가 이미 TV 프로젝트팀을 꾸렸다"며 "하드웨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 분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화웨이의 TV 프로젝트팀은 최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 샤오미와 달리 화웨이는 5G 통신 시대에 맞는 8K 디스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앞서 오포(OPPO), 비보(vivo) 등 스마트폰 브랜드의 TV 사업 진출설도 함께 불거졌지만 이들 기업의 강한 부정으로 일단락된 분위기다.
■ 中 가전업계 "안할 이유 없다...5G 카드 활용 8K 시장 진입 유력"
화웨이의 TV 사업 진출설에 대해 중국 시장조사 업체 차이나마켓모니터 관계자는 디이차이징과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5년 전부터 TV 시장 연구를 시작했다"며 "최근 일부 TV 패널 기업과 교류하고 있다"고 말해 신빙성을 더했다.
중국 언론과 업계에서는 '득'이 많다며 화웨이의 TV 사업 진출을 현실화 가능성 높은 사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신기기 시장 성장세 둔화를 맞아 새로운 전략 사업이 필요하며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시장에서 무선 공유기와 가정용 인터넷 분야에 진출해있는 만큼 허브 기능을 할 TV 사업 진출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수 스마트폰 고객을 위한 새로운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중국 TV 사용자들의 '결제' 습관도 강해져 인당 평균소비액(AURP)이 연간 60위안(약 9천800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되는 만큼 진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디이차이징은 공급업체 관계자의 말을 밀려 "화웨이가 2~3년 내에는 TV를 내놓으려고 하며 먼저 유럽 시장에서 '통합 솔루션' 방식으로 기기와 통신 상품을 묶어 출시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5G 카드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5G 애플리케이션으로서 8K TV를 말한다. 5G 무선 통신이 8K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가능케하며 아직 시장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5G 통신은 내년 이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TV 고객과 경쟁 불가피...반도체·네트워크 사업 차질 우려" 비판도
결국 출시 시기가 관건이다. 중국 TV 업계가 시장 침체와 이익 감소에 노출돼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아직 중국 정부 인증 사이트 등에서 TV 관련 준비 계획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측은 섣부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위천둥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도 TV 진출설이 확산하자 "화웨이의 컨슈미사업부문이 추진하는 '스마트 생활과 생태계 전략'에 TV가 필요하다 보니 TV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가장 핵심적인 '실' 논란은 고객과의 경쟁 이슈에서 커지고 있다.
반도체 등 부품과 네트워크, B2B 사업도 영위하는 화웨이가 '완제품 고객'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TV 사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 역시 거세다.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TCL 등 TV 대기업과 네트워크 및 부품 공급 기업으로서 협력해야 할 화웨이가 출혈 경쟁을 택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화웨이가 올해 BOE와 손잡고 5G 통신 시대를 위한 8K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전시한 바 있는 만큼 관련 부품과 네트워크 공급에 주력하는 데 그칠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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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반도체 개발과 판매도 하고 있는 화웨이는 2010년 TV용 반도체 시장에서 3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TV 고객들과의 경쟁이 반도체 고객을 잃게 해 부담스러울 것이란 이야기다.
중국 텅쉰왕은 "만약 화웨이가 TV 사업에 진출하면 유사 TV 기업들이 화웨이 하이실리콘의 TV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 공급사를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텅쉰왕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를 예로 들어 공급사에 대한 기밀 유출 등 문제 때문에 복잡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