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를 끝으로 이동통신 3사가 속도제어(QoS)를 통한 LTE 요금제 개편을 모두 마쳤다.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요금제 구간이 나뉜지 3년여 만에 데이터 전송속도에 따른 요금제로 옮겨간 것이다. 최저가 요금제 외에는 QoS를 통해 추가 과금 없이 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바뀌었다.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꾸준히 늘어나고 동시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통신비 인하 요구가 꾸준히 나오는 것을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속도제한을 두긴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을 이용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21일 LG유플러스의 요금제 개편으로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 3사는 QoS 차등 요금제를 일제히 도입했다.
이통 3사가 내세운 QoS 차등 요금제의 특징은 ▲최고가 구간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용량의 제한을 두지 않고 ▲월정액이 낮아질수록 기본 제공 데이터 외에 추가 트래픽은 5Mbps, 1Mbps, 400Kbps 등으로 차등을 둬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월 7만원 이상은 속도 무제한, 이하는 QoS
이통 3사의 요금제 개편을 종합해보면 SK텔레콤은 월 10만원, KT는 월 8만9천원, LG유플러스는 월 7만8천원부터 데이터 전송 속도에 QoS를 두지 않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한다.
월 7만원 이하 요금제에서는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지만 데이터 속도 차이에 따라 요금제 구간을 나눴다. 비싼 요금제는 추가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낮추는 식이다.
우선 이통 3사는 6만9천원 요금제에서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쓰면 5Mbps의 전송 속도로 데이터를 추가 요금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기존 6만원대 요금제에서도 데이터 추가 이용에 대한 과금은 없었지만 3Mbps의 QoS가 더욱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6만원대 요금제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는 월 4만9천원 요금제에서 기본 데이터 제공량과 함께 1Mbps의 QoS로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또 LG유플러스는 이보다 월 5천원이 저렴한 4만4천원 요금제에서 400Kbps의 QoS 데이터 추가 이용을 지원키로 했다.
SK텔레콤은 월 5만원 요금제와 월 3만3천원 요금제에서 가족결합 가입자의 경우 400Kbps의 QoS를 별도로 설정했다.
즉 데이터 이용량은 제한을 두지 않고 7만원 이상은 데이터 속도 무제한, 월 6만9천원은 5Mbps, 월 4만9천원 1Mbps, 이하 요금제는 400Kbps 식으로 차등 구성됐다.
■ 데이터 이용량 과금 시대 지났다
데이터 전송 속도에 따라 요금을 달리하는 방식은 국내 통신업계에서 이미 유선 인터넷에서 쓰이고 있다.
예컨대 100Mbps 초고속인터넷과 1Gbps 기가인터넷, 500Mbps 기가인터넷 등 세가지 상품은 각각 월 납부요금의 차이에 따라 데이터 전송속도가 다르다. 향후 10기가 인터넷이 상용화될 경우 2.5Gbps, 5Gbps, 10Gbps 등의 속도에 따라 요금이 세분화될 전망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에 따라 요금제를 나누는 방식은 결국 데이터 이용량에 따른 과금을 벗어나겠다는 뜻이다.
실제 통신복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핀란드의 경우 보편적 통신 권리가 최소 2Mbps의 속도로 누구나 어디에서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데이터 이용량은 따지지 않는 식이다.
아울러 모바일 트래픽 급증이 예상되는 5G 이동통신 시대에 데이터 이용량 만으로 따지는 과금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데이터 속도에 따라 과금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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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S를 통해 최소한의 망 품질 유지는 이뤄질 수 있지만 데이터 과소비에 따른 네트워크 부하 우려가 떠오를 수도 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인구 수나 밀도를 고려할 때 국내 이용자의 네트워크 품질 눈높이를 맞추며 데이터 이용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점은 큰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QoS 차등으로 추가 과금 때문에 데이터 접근이 어려운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한정된 네트워크 자원에서 데이터 이용량의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운영 관리가 까다로운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