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공예, 온라인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오다

[안희정이 만난 가업 잇는 청년들] 퀸지 오브젝트 두 모녀 이야기

인터넷입력 :2018/08/17 07:54

지디넷코리아와 네이버는 앞선 세대의 기술과 정신을 배우고 가업을 이어나가는 소상공인을 조명하고자 '가업 잇는 청년들' 탐방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창업 열풍 속에서도 가업과 전통을 이으며,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꿈 많은 2030 창업자들을 함께 만나보세요. [편집자주]

우리나라 고유의 방식으로 만든 종이인 한지. 전통과 역사가 담겨있는 소중한 우리 유산이지만, 막상 단어를 떠올리면 한지공예로 만든 보석함, 닥종이 인형 전시회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러나 퀸지 오브젝트를 만난 후, 한지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 한지로 만든 반지, 브로치, 목걸이는 여느 보석과 견줘도 손색이 없었고, 전통 한지 공예라는 느낌보단 현대적이고 독특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퀸지 오브젝트는 한지 공예 전문가인 엄마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딸이 함께 운영하는 모던 한지 아틀리에다. 여왕(Queen)이 소유하고 싶어할만큼 아름다운 것들을 한지(ji)로 담아낸 소품(Object)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최근 서울 목동 퀸지 오브젝트 공방에서 이진주 대표와 그의 딸인 정현지 실장을 만나 오프라인 기반의 한지공예를 온라인으로 확장해 성장시킨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퀸지 오브젝트 이진주 대표(오른쪽)와 정현지 실장

■ 엄마의 뮤즈가 된 딸…모녀 모두 만족시키다

이진주 대표는 20년 이상 전통 한지 공예에 몸담은 한지 전문가다. 퀸지 오브젝트를 열기 전엔 '한지 연구소'라는 공방을 10년 넘게 운영했다. 한지 공예 클래스 위주로 운영했으며, 한지로 맞춤가구 제작이나 인테리어 소품, 주얼리 등을 만들었다.

특히 한지로 만든 주얼리 '퀸지 스톤'은 이 대표가 한지를 여러겹 쌓아 스톤 형태로 가공한 신소재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제품이다.

정현지 실장은 디자인을 전공해 주얼리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창작활동의 한계를 느껴 허무함을 느끼던 중, 엄마의 한지 주얼리 제작에 참여하게 되고, 공방 브랜딩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

두 모녀는 지난해 홍대에서 열렸던 플리마켓을 통해 우연히 네이버 리빙윈도 기획전에 참가하게 돼 온라인 마켓 진출을 본격화 했다. 그동안 공방 수강생들이나 오프라인 위주로 제품을 판매했었지만, 리빙윈도서 한지로 만든 인디언마을 컬렉션 램프와 주얼리 시리즈가 인기를 얻게 되며 오프라인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

인디언마을 컬렉션(사진=퀸지 오브젝트)

이진주 대표는 "딸과 함께 의논 후 시기나 계절에 맞춰 어울리는 제품을 만든다"며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수공예품으로 담으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최근 선보인 제주바다 산호초 컬렉션은 제주도를 여행하며 영감을 얻어 그 느낌을 주얼리로 제작했다. 동백 컬렉션도 마찬가지. 두 모녀는 여행의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때문에 매 컬랙션 작품엔 그 지역의 분위기와 독특한 색감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 실장은 이 대표의 뮤즈 역할을 한다. 한지에 모던함을 담는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퀸지 오브젝트의 디자인, 브랜딩을 담당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운영과 관리도 정 실장의 몫이다.

정 실장은 "엄마와 제가 모두 만족해야지만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두 고객층을 모두 다 만족시키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감도 높다"고 말했다.

제주바다 산호초 컬렉션 (사진=퀸지 오브젝트)

■ "스몰비즈니스일수록 온라인 중요"

퀸즈 오브젝트는 현재 네이버 리빙윈도에 입점돼 있다. 홈페이지는 따로 없으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활용중이다. 홈페이지를 별도로 만들 계획은 아직 없다. 스마트스토어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홍대 예술시장 작가전 온라인 프리마켓에 참가했을 때와 화이트데이때 리빙윈도 기획전에 노출돼 구매가 늘어났었다"며 "남자 고객층도 생겼다"고 말했다.

퀸지 오브젝트는 네이버와 현대백화점이 마련한 팝업스토어 효과도 봤다. 오프라인에서는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이를 온라인 판매로 유입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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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실장은 네이버 블로그도 운영중이다. '예술가계 운영일기'라는 코너를 통해 공방에서 일어나는 소소한일을 기록중이다. 그는 "스몰비즈니스는 SNS에 의지를 많이 하게 된다"며 "멀리서 공방을 방문하는 손님도 늘었는데, 이분들이 동네 탐방까지 할 수 있도록 정보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한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못 벗어날 것 같았지만, 온라인 진출 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우리 생활 속에 한지를 침투시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