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독특한 회사다. DVD 배송이란 전통 비즈니스 업체에서 스트리밍 전문업체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최근엔 ‘하우스오브카드’를 비롯한 뛰어난 오리지널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넷플릭스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추천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빅데이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우스오브카드’를 비롯한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데이터 분석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신화 같은 얘기도 널리 회자됐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어떤 기업 문화를 갖고, 어떻게 경쟁력을 극대화했는지 다룬 책들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넷플릭스에서 14년 동안 최고인재책임자로 일했던 패티 맥코드가 쓴 ‘파워풀’은 바로 그 부분을 다룬 책이다. 겉으로 드러난 성공 요인이 아니라, 내부에 감춰진 성공 비결을 다룬 셈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비결 중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꽤 있다.
이를테면 넷플릭스는 부서관리를 최대한 단순화했다. 그만큼 업무 속도를 더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휴가 정책이 없는 정책’이다. 휴가 정책을 없애는 대신 직원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 뿐 아니다. 경비 정책도, 출장 정책도 모두 없앴다.
이렇게 해도 문제 없을까? 저자는 “회사가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할 때, 직원들도 어른으로서 행동한다”(38쪽)고 주장했다. “고성과자를 각종 제약으로부터 풀어준 것이 콘텐츠 제작 사업을 매우 빠르게 정착시키는 데 필수적이었다”(41쪽)는 얘기도 있다.
직원들의 자세에 대한 부분도 눈에 띈다. “회사의 모든 팀, 모든 직급에서 어떤 문제를 담당해야 하는 지 정말로 알고 싶다면 고위 경영진의 시각으로 사안을 볼 필요가 있다”(53)는 주문도 있다.
넷플릭스는 격의 없는 끝장 토론 문화로도 유명하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특히 토론을 즐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넷플릭스 특유의 여러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올 수 있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아이디어나 질문의 가치를 절대 우습게 보지 말라. 어떤 직급의 어떤 직원이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할지는 아무도 모은다.” (57쪽)
저자는 넷플릭스 재직 당시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화 가이드: 넷플릭스의 컬처 테크’를 만드는 데 한몫을 했다. 그 문건은 엄청나게 화제가 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의 지침서가 됐다. 이 책은 그 문건의 대중 버전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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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존중과 격의 없는 토론, 공감과 관용의 문화는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절대 가치다. 넷플릭스는 이런 쉽지 않은 가치들을 실현하는 데 실리콘밸리 모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패티 맥토드 지음/ 허란-추가영 옮김, 한국경제신문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