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웨어러블 기업 핏비트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워치 버사가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올 2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고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가민 등 주요 경쟁자들이 판매한 스마트워치 총합보다 버사가 더 많이 팔렸다.
핏비트는 이 기세를 하반기까지 몰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업계 1위 애플과 주요 경쟁자인 삼성전자, LG전자가 연이어 신규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3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핏비트는 올 2분기 일반회계기준(GAAP) 매출은 2억9930만 달러(3천382억원)다. 전년 동기 매출 3억5천330만 달러(약 3천992억원)와 비교하면 15.3% 감소했다.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2분기 영업손실은 7천120만 달러(약 803억원), 당기순손실은 5천420만 달러(약 611억원)다. 영업손실은 올 1분기, 당기순손실은 2016년 4분기부터 이어졌다.
핏비트가 실적 침체에 빠져 있지만 올 2분기 초반인 4월에 출시한 버사가 그나마 기사회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버사는 출시 한 달 반 만인 6월 초 100만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2분기 동안 미국 내 버사 판매량은 삼성전자와 가민, 파슬의 스마트워치 판매량 총합보다 많다.
전체 매출 중 스마트워치 비중은 약 55%다. 핏비트 스마트워치는 버사와 지난해 9월, 올 3월 출시한 아이오닉, 아이오닉 아디다스 에디션뿐이다.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는 270만대 팔렸다.
이에 따라 핏비트는 시장이 예상한 성적보다 양호한 결과를 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Zacks Investment Research)는 올 2분기 매출로 2억8540만 달러(약 3천223억원)를 예상했다.
버사는 핏비트가 실적 회복을 위해 내놓은 올해 주력 제품이다. 피트니스 트래커에 집중하던 핏비트는 첫 스마트워치 아이오닉 출시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버사는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화 40만원대였던 아이오닉 대비 20만원대 가격에 디자인도 애플워치처럼 깔끔하게 나왔다.
제임스 박 핏비트 공동 설립자 겸 대표는 “올 2분기 성과는 변화하는 핏비트가 사업을 혁신하고 웨어러블 시장에 지속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첫 대중용 스마트워치 버사의 소비자 수요는 매우 높다. 버사 소매시장 내 핏비티 영향력도 높아졌으며 핏비트의 다른 제품들도 후광효과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핏비트는 버사 수요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3분기 매출은 3억7000만 달러(약 4천173억원)에서 3억9000만 달러(약 4천399억원)로, 연간 매출은 15억 달러(약 1조6천919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 쟁쟁한 경쟁작 올 가을 쏟아져
그러나 이같은 실적 실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워치 시장 1위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가 올 하반기 신규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기업 간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워치4는 베젤을 줄여 기존 애플워치 화면 크기 1.32인치, 1.5인치보다 더 큰 1.57인치, 1.78인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열린 애플 개발자회의(WWDC)에 따르면 운동 감지 기능, 운동 유형 종류, 애플워치 사용자 간 통신이 가능한 위키토키 등이 추가되며 사용성도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브랜드명을 기어 대신 갤럭시 워치로 바꾸고 4가지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크기는 2가지로 더 큰 크기는 본체 48밀리미터(mm)와 화면 1.3인치, 작은 제품 크기는 43.4mm, 1.19인치다. 배터리는 전작 기어S3 380mAh(밀리암페어시)보다 큰 470mAh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2.0도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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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보급형 모델 LG워치 타임피스와 프리미엄 모델 LG워치 리브레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워치 타임피스는 배터리 성능이 전작 대비 대폭 향상될 것으로 전해졌다.
웨어러블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스마트워치는 가장 성장하는 분야로 기업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