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고심 끝에 LCD 투자 비중을 대폭 줄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사활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불황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리 영업손실을 기록해 충격이 큰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올해 2분기 매출 5조6천112억 원, 영업손실 2천2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분기(5조6천752억 원) 대비 1%, 지난해 2분기(6조6천289억 원) 대비 1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 전환됐다.
이는 LCD 디스플레이 패널 판가의 급격한 하락과 더불어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구매 진행으로 인한 출하 감소 등의 여파 때문이다. 앞서 증권가가 전망한 2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라고 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 약점은 지난 몇년간 회사에 호실적을 안긴 LCD다.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해 공급물량이 쏟아졌고, 이는 곧 판가 하락을 빚었다. 전체 매출 비중 90%를 상회하는 LCD 사업이 더 이상 돈을 벌어다 주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LCD 중심의 사업구조 탈피를 위해 투자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하되,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해 2020년까지 약 3조원을 축소해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축된 LCD 투자 비용을 즉시 OLED로 옮기진 않을 것이지만, 과도한 투자를 경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CD 주력 생산거점인 파주 P7과 P8공장에 대해서도 "일부 경쟁력이 떨어지는 생산능력(CAPA)은 OLED로 전환하거나 합리화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과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며 "LCD CAPA를 올레드로 전환하는 데는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도 1조원 이하 규모로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LCD 합리화 방안과 함께,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 안팎인 OLED 매출 비중을 연내 20%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3분기에 TV용 OLED 사업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쟁사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 OLED 부문에서 매출을 끌어올리고, LCD 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파주 10.5세대 공장도 LCD가 아닌 OLED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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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OLED와 오토 디스플레이 등 신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플라스틱 OLED 생산을 담당하는 E6-1의 양산 시점은 올해 4분기 초로 점쳐진다. 또 E6-2는 수요에 기반해 가동 예정을 검토중이라고 LG디스플레이는 강조했다. 후발주자인만큼, 양산에 앞서 수율 등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오토디스플레이 사업은 내년 하반기께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는 중소형 OLED 사업 전망도 밝다. 이 시장은 삼성이 독점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하반기에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폰에 약 300만 대 규모의 OLED패널을 공급하고 있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적 개선에 '아이폰 효과'가 보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