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LED 9월 양산...가정용은 내년에"

[르포] 미래TV R&D 메카 삼성 디지털시티

홈&모바일입력 :2018/07/22 11:03    수정: 2018/07/22 14:54

“TV라는 말은 안 쓰려고 합니다. 이제 TV를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성능으로 모든 것을 하는 시대가 올 것 같습니다. 개개인이 모바일처럼 하나씩 두고 음악, 생활정보, 뉴스를 접하는 생활과 밀접한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만드는 게 바람이고, 조만간 시장이 열릴 것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2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곳에서 한창 연구개발(R&D) 중인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와 ‘라이프스타일 TV’ 등이 앞으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차세대 TV의 역할을 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 날 방문한 삼성 디지털시티 한복판의 '디지털연구소'는 지난 12년간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게 한 R&D·마케팅의 구심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이 곳에서 ▲보르도 TV(2006년) ▲LED TV(2009년) ▲3D TV(2010년) ▲커브드 UHD TV(2014년) ▲ SUHD TV(2015년) ▲ QLED TV(2017년) 등 TV 신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75·82·88형 등 다양한 TV라인업을 운영해 초대형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또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QLED TV'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통한 투트랙 전략을 지속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Micro 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로LED 독자 생산기술, 타사가 못 따라잡을 것"

삼성 디지털시티에서는 오는 9월 양산, 발매를 시작하는 B2B용 마이크로 LED 막바지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내년에는 B2C용 '더 월 럭셔리'를 출시한다. 가정용으로 출시되는 마이크로LED TV는 두께가 30mm 수준이 될 예정이다. B2B용은 80mm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월에 적용된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단위의 LED를 회로기판에 촘촘히 배열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반도체 공정을 접목해 삼성전자 독자 기술로 제작된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선명한 밝기·명암비·완벽한 블랙 표현 등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 VD사업부 소속 유호선 상무는 “마이크로LED에는 초저반사블랙 기술이 적용돼 압도적인 블랙감과 명암비를 구현한다”며 “RGB 자발광 소자를 기판에 실장, 칩 사이사이 표면에 완벽한 광학적 처리를 해서 블랙감이 더 좋다. 칼라필터와 W(화이트)OLED은 색 순도가 높지 않은데 더 월은 휘도나 파장 특성을 개선해 선명한 색감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마이크로LED는 모듈러 방식을 적용해 소비자 기호에 따라 스크린 사이즈와 비율을 변경할 수 있어 다양한 용도 개발이 가능하다. 유 상무는 “마이크로LED TV의 장점은 디자인의 자유로움인데, 기존 16대 9 직사각형 형태에서 나아가 21대 9 등 모듈을 다양한 형태로 이어붙일 수 있다”며 “아트모드, 월모드, 윈도우 모드 등 TV가 꺼졌을 때도 공간과 조화로운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월은 호텔, 매장, 경기장, 박물관, 기업, 전시장을 겨냥해 출시하고 가정 보급 시대도 목표로 한다”며 “가정 내 홈시어터 환경을 구축한 소비자가 많은데 더 월은 암실에 설치해야 하는 프로젝터와 달리 가족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유호선 상무가 Micro 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 곳에서는 73인치 더 월 시제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선명한 색감과 화질이 시선을 압도했다. 다만 모듈형 디자인으로 제작돼 타일 간 경계선이 흐릿하게 보이고 화면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열이 느껴졌는데, “시제품은 완제품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으며, 타일간 선이 보이지 않은 몰딩 기법을 개발했으며, 어두운 화면 부근은 픽셀을 꺼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 디지털시티에는 '마이크로 LED' 연구를 위한 랩과 연구용 시제품 생산시설이, 베트남 호치민 TV공장에는 제품 생산시설이 구축됐다. 마이크로LED 양산 과정은 ▲LED칩을 정확하게 기판에 장착하기 위한 고속 전사 기술 ▲공정 정밀도와 양품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미세 가공 기술 ▲최고의 화질과 신뢰성을 제공하기 위한 광학 처리 기술 등이 접목돼 신개념 디스플레이 모듈을 만들어낸다.

유 상무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에는 LED 전면이 발광할 수 있는 광효율이 좋은 플립칩이 실장되는데 타사가 이 기술을 쫓아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생산라인을 구축을 위해 투자한 만큼 생산규모가 극소량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더 월 럭셔리가 나오면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갈 것이며, 상상하는 그 정도의 가격은 절대 아니다"이라며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가) 항상 시장을 선도한 것처럼 처음에는 미미하겠지만 1년 반에서 2년 정도 지나면 경쟁사들이 쫓아 올 것"이라고 밝혔다.

■"거실 속 검은 화면 No…TV의 라이프스타일 가치 확대할 것"

삼성전자는 이 날 미국과 유럽에 이어 8월 국내에 출시할 2018년형 '더 프레임'을 공개했다. 더 프레임은 지난해 첫 출시한 라이프스타일 TV로 그림·사진 등의 예술 작품을 '아트 모드'를 통해 보여줘 일상 공간을 갤러리처럼 만들어 주는 제품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 TV상품기획 담당 전강혁 프로는 "전통적으로 공간과 조화롭지 못한 TV의 블랙 스크린을 보완하기 위해 더 프레임을 상품화하게 됐다"며 "완벽하게 심플한 TV가 될 수도 있고 TV를 꺼둘 때에는 완벽한 액자처럼 사용할 수 있다. 까맣게 꺼진 모습이 아니라 항상 가치를 줄 수 있는 콘셉트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TV를 켜뒀을 때 발생가능한 잔상 문제에 대해서는 "더 프레임의 경우 밝기를 일반적인 TV보다 낮췄을 때 본래의 느낌을 더 잘 구현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풀 밝기로 했을 때보다 훨씬 잔상 문제가 없는 것을 보증하며 밝기를 높였을 때는 발광 픽셀을 바꾸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빅스비', 사물인터넷(IoT) 통합 플랫폼 '스마트싱스' 등이 지원되고 TV 전원과 데이터 선을 하나로 통합한 '매직케이블'도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전략 제품인 QLED TV에도 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반영해 경쟁력을 강화할 목표다. 2018년형 QLED TV에 새롭게 탑재된 '매직스크린'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도 날씨·뉴스 등의 생활정보를 확인하고 그림이나 사진을 띄워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TV의 대형 트렌드도 계속해서 이끌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75형 이상 초대형 TV 비중(금액 기준)은 5%로 전년 대비 8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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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은 "홈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비자 요구 증가와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TV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투영하는 기기로 활용되면서, TV 대형화 추세가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은 올해 말 60형대 TV가 50형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글로벌 75인치 TV 시장에서 1위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 QLED와 OLED의 싸움을 기대해달라. 재밌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올해 신모델은 소비자들의 불편한 점 많이 해소했고 화질도 개선됐다. 가격 경쟁을 하면 LCD TV가 대중들이 많이 사고 보편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상용화하고 밀레니얼 세대에 맞게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반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