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리면 알뜰폰은 어찌 살라고..."

"경쟁력 없다"...이통3사 요금개편에 초비상

방송/통신입력 :2018/07/20 16:36    수정: 2018/07/20 17:01

정부 압박으로 이동통신 3사가 단행한 요금제 개편 때문에 통신 업계의 약한 고리인 알뜰폰 업계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는 "어찌 살란 말이냐"며 한 마디로 초상집 분위기다.

KT와 SK텔레콤이 잇따라 단행한 새 요금제 중 저가 구간 일부는 알뜰폰보다 경쟁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지디넷코리아가 알뜰폰 비교 구매 사이트인 알뜰폰허브의 맞춤요금제상품 메뉴를 통해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비교 분석은 KT와 SK텔레콤이 최근 내놓은 3만3천원 신규 요금제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과 비슷한 알뜰폰 상품의 가격과 따져보는 방식이었다. 두 이통사의 요금이 3만3천원인데 반해 대부분의 알뜰폰은 2만790~2만8천930원 사이였다.

표시되는 요금 만으로는 여전히 알뜰폰이 더 싸다.

그러나 이 요금제 구간으로 이통사에 가입하면서 2년 선택약정을 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25% 할인을 받기 때문에 실제 요금은 2만4천750원이 되는 것.

그렇게 계산하면 KT와 SK텔레콤 상품이 일부 알뜰폰보다 더 싼 셈이다.

무엇보다 이 요금제는 정부가 민간회사의 요금설정권을 박탈해 내놓겠다는 보편요금제보다 소비자 실익이 크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보편요금제가 2만원대 요금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 가량인 반면 이 요금제는 음성이 무제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원하는 사실상의 보편요금을 이통사가 선제적으로 내놓은 셈이다.

알뜰폰 업계가 이동통신 3사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에 대해 극구 반대했던 까닭도 이와 같다. 보편요금제가 현실이 될 경우 가격경쟁력으로 버텨야 하는 알뜰폰이 설 공간이 좁아지거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는 이런 이유로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도 반드시 특례조항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알뜰폰 업계가 더 요금을 내려도 살 수 있도록 이통사와 협상해야 하는 도매대가를 지금보다 크게 내리는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런 조치를 마련하기 전에 이미 사실상의 보편요금이 나와버렸다는 점이다.

게다가 5G 투자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이통사가 선제적으로 요금을 내린만큼 정부가 도매대가 인하를 압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도 큰 문제다.

또 저가 요금 구간만 경쟁력을 잃은 것은 아니다.

QoS를 도입한 데이터 무과금 요금제도 알뜰폰에 위협을 주고 있다.

KT의 데이터온 톡 요금제는 25% 약정할인 시 월 3만6천원대에 1Mbps의 속도제어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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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은 현재 이런 요금제를 설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요금 인하를 일방적으로 몰아부치면서 그나마 통신시장 경쟁에 활력을 넣던 알뜰폰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