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동통신 회사 요금이 알뜰폰보다 싸거나 비슷해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동통신 3사가 올들어 모두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월 3만3천원에 무제한 음성통화와 월 1~1.2GB LTE 데이터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T플랜 스몰 상품과 KT의 LTE베이직 요금 상품은 다수의 알뜰폰과 비슷한 요금 수준이 됐다.
이통사가 가격 경쟁에서도 알뜰폰에 밀리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20일 알뜰폰 비교 구매 사이트인 알뜰폰허브의 맞춤요금제상품 메뉴에서 KT와 SK텔레콤의 3만3천원 신규 요금제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 조건으로 검색한 결과, 알뜰폰 요금은 보통 2만790~2만8천930원 수준으로 나왔다.
표시되는 요금 만으로는 여전히 알뜰폰이 더 싸다.
그러나 이 요금제 구간으로 이통사에 가입하면서 2년 선택약정을 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25% 할인을 받기 때문에 실제 요금은 2만4천750원이 되는 것.
그렇게 계산하면 KT와 SK텔레콤 상품이 일부 알뜰폰보다 더 싸다.
SK텔레콤의 망을 빌려쓰는 스마텔의 월정액 2만6천400원 요금제는 T플랜 스몰과 같이 월 1.2GB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SK텔레콤에서 선택약정할인을 받은 것보다 비싸다.
또 KT의 망을 빌려쓰는 에넥스텔레콤 A모바일의 월 2만2천400원 요금제는 KT LTE베이직과 같은 조건에서 선택약정할인보다 약간 싼 편이다.
이통 자회사 알뜰폰에서도 같은 상황이다.
알뜰폰허브에서 검색된 SK텔링크 세븐모바일은 월 1.2GB, 음성 문자 기본제공 요금제 월정액은 2만8천930원이다. SK텔레콤의 T플랜 스몰으로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았을 때보다 비싸다.
KT엠모바일의 월 1GB 유심 요금제도 월 2만8천380원으로 KT LTE베이직 요금제의 약정할인 월정액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음성통화 시간을 제한하거나 알뜰폰 회사가 특별 프로모션을 하는 요금제는 여전히 이통사 요금제보다는 싼 편이다. 반값 보편요금제라는 구호로 월 1만원 안팎에 2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도 시중에 나와 있다.
한편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음성통화와 문자 무제한, 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무약정 유심 요금제는 월 3만6천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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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통 3사 요금이 알뜰폰 회사의 주력 상품 수준까지 인하됐다는 걸 뜻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회사는 설비 투자를 안하고도 도매대가를 지불하고 망을 빌려 수익을 남기는데, 이동통신사의 요금이 그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보면 된다"며 “이통사가 알뜰폰과 비슷한 수익만 내게 된다면 어떤 업체가 무슨 이유로 엄청난 규모의 망 투자를 하려고 할 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