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개발, 힘들고 어렵지만 꼭 해야 할 일"

[방은주기자의 IT 초대석]서정완 티맥스 본부장

기자수첩입력 :2018/07/18 13:27    수정: 2018/07/20 21:37

티맥스는 누가 뭐래도 국내 최고 소프트웨어(SW) 회사다. 시스템통합(SI), 게임 등을 제외하고 순수 SW회사중 티맥스만큼 많은 개발자(약 800명)를 가진 곳이 없다. 창립자인 박대연 회장 본인이 대개발자로 'SW에 인생을 건' 사람이다

교수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박 회장의 개발자에 대한 애정도 유명하다. 국내 처음으로 전 개발자에게 '1인 1실'을 줬고, 개발자 증가로 현재는 '1인 1실'과 '2인1실' 비중이 7대3에 달한다.

그런 티맥스가 지난 5일 'SW의 왕'이라는PC용 OS를 다시 발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티맥스가 OS 개발에 나선건 10년전(2007년)이다. 이후 여러 사정을 거쳐 지난 2016년 4월 처음으로 OS를 대중에 공개했지만 기대에 못미쳤고, '관심'은 이내 '빈축'이 됐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티맥스'는 2년 후인 지난 5일 '티맥스데이'에서 '티맥스 OS'를 다시 선보였다. 이번 발표에서 티맥스는 오픈 소스 기술을 사용했다면서 "핵심기술인 '그래픽 커널'과 '호환 레이어'를 독자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OS 개발을 10년째하고 있는 티맥스. 이번엔 바위에 '상처'라도 낼 수 있을까. 티맥스데이에서 '티맥스OS'를 발표한 서정완 티맥스오에스 OS사업본부장(상무)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 본부장은 최근 발표한 '티맥스 OS'가 버전으로 치면 '버전3'이고, 서버용 OS는 이미 민간과 공공에 공급했다는 등 여러 흥미로운 사실을 밝혔다.

성대에서 기계공학(학사)과 메카트로닉스(석사)를 전공한 서 본부장은 LG CNS에서 10년간 컨설턴트로 일했고, 헬스커넥트와 VTW 등을 거쳐 2016년말 티맥스에 합류했다.

-10년째 OS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무모하다"와 "대단하다. 존경한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다수는 "무모하다"는 쪽인 것 같다. 여기에 '국내용' 이라는 비판도 많다.

"OS는 자동차로 비유하면 엔진이다. 엔진이 있어야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 된 것도 어렵지만 엔진을 국산화했기 때문이다. OS 개발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죽하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나오겠나.

우리가 OS 개발에 나선 건 2007년 티맥스코어를 세우면서부터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졌고, 2015년에 다시 티맥스오에스를 세워 OS 개발에 재도전했다. 서두르다보니 2016년 4월에 발표한 제품이 완성도가 떨어졌다. 우리 잘못이다.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다르다. 세계에 OS를 가진 나라가 별로 없다."

서정완 티맥스오에스 본부장이 '티맥스OS'를 발표하고 있다.

-2016년 발표때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 지난 2년간 어떤 노력을 했나

"OS와 클라우드를 개발하는 엔지니어 수가 약 350명이다. 티맥스 3사의 전체 R&D 인원은 800명 정도다. 우리 경쟁상대인 MS는 연구원이 9천명 정도라고한다. MS에 비하면 상대가 안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문화가 있다.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그것이다. 세미나 또는 회의를 통해 설계 자료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토의한다.

OS 개발은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하다. 서로 자유로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의를 통해서 문제점을 찾거나, 설계를 보완해야 한다. 또 기술을 공유하다 보니 모듈에 대한 이해가 증진, 디버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페르시아 대군과 맞서 1대 300으로 싸운 '스파르타 300'과 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해외 유학파 등을 비롯해 개발자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 SW개발로는 국내 최고라고 생각한다."

-'티맥스OS'라는 이름은 누가 지은 건가. 이번에 발표한 제품이 '버전3'이라고 하던데.

"회장님이 직접 지었다. 우리는 OS,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등 제품 종류에 따라 세 가지 이름을 쓴다 OS에는 '티맥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클라우드는 '프로존'이다. 사실,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버전3'이다. 2016년 4월에 발표한 게 버전1이다. 버전1과 버전 3 사이에 내부 버전(버전2)이 있다. 완성도를 계속 높여가고 있고, 넥스트 버전도 준비하고 있다."

-서버용 OS는 이미 론칭했다고 하던데.

"그렇다. 지난 3월에 서버용 티맥스 OS를 론칭했다. 이미 고객사도 나왔다. 민간(유통 중소기업) 1곳 과 공공(지자체 기관)1곳에 공급했다. 우리 내부 클라우드 시스템에도 4월부터 적용해 사용하고 있다.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티맥스OS'에 오픈소스가 얼마나 사용됐는지도 관심이다. 발표회장에서 “오픈소스 커널에 티맥스 장점과 독자개발한 기술을 합쳤다”고 밝혔는데,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

"기술적으로보면 모든 OS는 두 분야로 나뉜다. 하나는 하드웨어(HW)를 컨트롤하는 커널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가 쓰는 유저랜드(혹은 유저스페이스)다. 모든 OS가 이렇게 구성돼 있다. 리눅스는 커널 부분이 다 오픈돼 있다.

커널은 리눅스를 창시한 토발즈가 버전을 다 관리한다. 커널이 중간에 가지치기가 없는 이유다.

하지만 유저랜드는 다르다.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개발해 중간에 제품이 갈라져 나온다. 페도라와 수세 같은 리눅스 버전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커널은 손을 댈수 없기 때문에 리눅스 커널을 그대로 썼다. 하지만 리눅스 커널에 포함 안되는 그래픽 커널은 우리가 독자 개발했다.

그래픽 커널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기술적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 유저랜드에 컴포넌트들이 많은데, 오픈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게 있다. 오픈해야 하는 건 우리도 당연히 오픈했다.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다. 매뉴얼에 다 표기돼 있다.

MS도 오픈소스를 쓴다. 윈도도 오픈소스를 사용했다. 오픈소스를 안쓰는 OS는 없다. 상용SW도 마찬가지다. 오픈소스를 안쓰는 SW는 없다.

다시말하면, 티맥스OS도 시스템 커널 부분은 오픈소스인 리눅스 커널 기반이고, 유저 랜드의 몇몇 부분(컴포넌트)은 오픈소스를 활용했지만 파일 압축과 해제, 컴파일 결과 연계 등 비핵심 기능만 사용했고, 그래픽 커널과 호환레이어 등 핵심 기능은 대부분 우리가 자체 개발했다."

-티맥스OS를 "토종OS"나 "국내 유일 OS"라고 했다며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국내서 유일한 OS라고 말한 적이 없다. 우리는 독자, 아니면 대안 OS라고 말한다. 하모니카나 구름 등도 있으니, 우리가 유일한 OS가 아니다. 하지만 국산 OS중 GS 인증 1등급을 받은건 티맥스OS가 처음이다. PC용 OS 중 GS인증을 유일하게 받았다. PC용 OS로 국가에서 만든 하모니카가 있고, 민간에서는 예전에 한컴이 아시아리눅스를 만든 적이 있다."

-티맥스OS의 첫 고객이 누가 될 지 궁금하다. 첫 고객은 언제쯤 나오나. 향후 시장 점유율 전망은.

"지난 4월부터 프리세일을 시작했다. 확실한 건 올해안으로는 첫 고객이 나온다는 거다. 민간 보다는 공공을 더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르면 3분기에도 가능할 것이다. 초기에 시장점유율 10% 달성이 목표다. 내부적으로는 몇년이라는 수치가 있지만, 공개는 곤란하다."

-티맥스OS는 어떤 경쟁우위를 갖고 있나.

"먼저 비용절감 부분이다. 기존 MS대비 연간 비용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 많은 고객이 MS 비용 때문에 골치아파한다. 호환 레이어를 자체 개발해 MS 애플리케이션을 거의 다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는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체 개발했기 때문에 유지 보수에도 강점이 있다.

보안도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리눅스는 커널과 유저랜드가 명확히 구분돼 있다. 하지만 윈도는 이 둘간 경계가 모호하다. 리눅스는 루트 권한이 없으면 커널 접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윈도는 일반 사람도 커널까지 접근할 수 있다. 해킹에 취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윈도는 서드파티 보안 툴을 깔아야 한다. 우리는 이런 보안 툴이 필요없다. OS에서 이를 다 해결한다. PC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노멀존'과 보안을 요하는 '시큐어 존'으로 구분, 논리적으로 망분리를 한 것도 보안 요인이 우수한 점이다.

'티맥스 오피스'라는 문서 SW를 번들로 제공하는 것도 고객의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 '티맥스 오피스'는 기존 MS 문서와 한컴 문서, 오픈 오피스 문서까지 모두 열 수 있다. OS안에 기본앱으로 제공한다. '티맥스OS'를 구매하면 오피스를 갖게 되는 셈이다.

사실, OS보다 오피스 시장이 더 크다. '투게이트'라는 웹브라우저도 번들로 제공한다. '애국심 마케팅'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티맥스OS'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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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할말이 있으면 해달라.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액티브X다. 국가 차원에서 빨리 없어져야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가 액티브X를 많이 쓴다. 윈도 사용률이 세계적으로 80%대인데 우리나라는 98%나 된다. 액티브X 때문이고, 이것 때문에 시장이 많이 왜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