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가성비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이 붙었던 샤오미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샤오미는 지난 16일 스마트폰 '홍미노트5'를 SK텔레콤, KT, 하이마트, CJ헬로, 11번가를 통해 출시한다고 밝혔다.
홍미노트5는 29만9천원의 가격에 5.99인치 풀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636, 램 4기가바이트(GB), 저장공간 64GB가 적용됐다. 1천200만 화소 광각·500만 화소 인공지능(AI) 듀얼 카메라, 1천3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4천 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 등도 탑재됐다.
비슷한 사양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보다 절반 수준의 출고가가 책정됐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지만 삼성전자의 시장 영향력과 반중 감정이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입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무조건 취급해야 하고, 최대한 매입가를 낮춰야 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SK텔레콤, KT가 샤오미 단말을 매우 소량으로 들여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중 감정은 삼성 스마트폰이 건재할 수 있게 만든 주요한 원인"이라며 "최근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에 대한 완강한 반대 여론도 실상은 반중 감정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샤오미폰이 알뜰폰이 아닌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MNO) 판매처를 통해 유통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샤오미의 강한 한국 시장 진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2개 통신사에 단말을 출시하는 것은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개 통신사가 동시에 샤오미 폰을 판매하다 보니 개별 통신사가 판매하는 것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미노트5가 가격대 기준 갤럭시 J시리즈와 유사하고, 단말 사양에서 플래그십폰과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점도 언급됐다. 이 관계자는 "전체 시장 상황을 보면 저가형 스마트폰 하나가 등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과의 경쟁을 촉발하는 구도가 아니니 이통사 부담도 적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향후 국내 시장에서 차츰 중국 스마트폰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망이 나왔다.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고, 가성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는 한국 시장도 중국 폰에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한국 스마트폰이 가성비 측면에서 중국 스마트폰을 따라올 수가 없어 시장 점유율을 뺏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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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최근 번호이동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것도 신형 스마트폰이 대단치 않다는 소비자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최근에는 신형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보조금이 늘어난 구형 모델을 구매하는 소비자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홍미노트5를 시작으로 점차 외연을 확대하면 시장 잠식이 일어난 확률이 매우 높다"며 "반중 감정이 있다 해도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 수요가 쏠리기 마련"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