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아픈 카드매출 관리...해법은 '캐시노트'

[테크핀 강자⑧]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

금융입력 :2018/07/06 16:19    수정: 2018/08/03 09:36

'테크핀'(Techfin)을 외치는 스타트업이 하나둘 자리를 잡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처음 제안한 테크핀은 IT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금융사가 IT기술을 활용한 핀테크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지디넷코리아는 전통 금융시장에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테크핀 스타트업 강자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카드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치킨집 사장님들에게 생긴 한가지 고민이 있다. 카드 결제 매출전표가 하나도 빠짐없이 카드사로 잘 갔는지, 그 금액을 누락없이 내가 받았는지다. 손님이 먹고 치킨 값을 카드로 지불하면, 이 전표는 카드사로 넘어가고 카드사는 전표에 맞게 치킨집 사장님에게 돈을 줘 더 맛있는 닭을 튀길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런 사장님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은 곳이다. 소사업장의 카드 매출 내역을 관리해 카카오톡으로 송부해주는 '캐시노트'를 작년 4월 출시했으며, 지난 2일 기준으로 전국 8만4천개의 사업장에서 캐시노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누적 관리매출액은 18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관리 서비스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0원이다. 다만 더 세밀한 서비스를 원하는 사장님들을 위해 부분유료화 서비스도 있다. 부분 유료화 서비스의 정기 월 결제 유지율 99%, 넷플릭스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사업장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 중이다.

이에 한국신용데이터의 김동호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운이 좋았고, 알아서 입소문을 내주는 사장님들 덕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호 대표는 "캐시노트를 쓰던 사장님이 좋다는 내용을 친목모임이나 프랜차이즈 가맹점협의회에 가면서 얘기한다"며 "작년 연휴에는 갑자기 1천개 신규 사업장이 캐시노트 서비스를 신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캐시노트' 서비스 화면.(사진=한국신용데이터)

■ '운'같은 전략 통했다

김동호 대표는 "한 사업자의 사장님이 카드 매출 정산 과정에 입금이 제대로 안되는 게 있다고 했다. 카드사별로 다르지만 2~6영업일 사이에 카드 정산대금이 입금되는데 이것이 보류되는 경우인데, 이런 걸 쉽게 확인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줬다"며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실제로 우리 서비스가 가능한 부분인지 검증을 해나갔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카드 매출 전표 처리를 사장님들로부터 위임받아 누락된 전표는 없는지, 정산 금액은 얼마인지 등을 매일 카카오톡 메시지로 주는 서비스의 시작이었다.

왜 카카오톡이였을까. 김동호 대표는 "2011~2014년까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신기했기 때문에 많이 설치도 하고 지우기도 했다.하지만 이제는 안그렇다"며 "중장년층이 주 사용자인데 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허들을 줄이자고 생각했다. 카카오톡이 때마침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해 이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톡 채팅 검색창에 캐시노트에 바로 검색하면 되고 가입메시지도 순차적으로 떠 3분 정도면 완료된다. 정보 연동을 위해 가게 주인만이 아는 정보로 본인 인증을 한다"고 말했다.

초창기 사업에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마케팅과 영업도 없애는 큰 실험도 성공을 거뒀다. 김 대표는 "사업자를 오프라인 영업으로 해서 모으면 돈이 많이 들 것 같았다. 캐시노트 출시 시점에 페이스북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이 유행이었는데 이런 채널만으로도 사업자를 모으지 않을까 했다"며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페이스북에 사업자 정보를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타깃팅을 고민하긴했지만, 디지털 마케팅 전략도 어쩌다보니 유효했다"고 덧붙였다.

■ 재방문고객 정보, 세금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캐시노트' 서비스 화면.(사진=한국신용데이터)

캐시노트는 카드 전표 매출 관리 외에도 재방문 고객 비율에 대한 정보도 제공 중이다. 김 대표는 "매출이 오르고 있지만 재방문 고객이 줄어든다면 신경을 써야 하는게 가게 운영이다"며 "매출이 얼마나 나고 입금이 제대로 되는지 등 현금 관리가 기본적인 관리라면 단골고객 비율은 캐시노트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한 두 번째 작품이다. 사장님들이 이 정보를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부분 유료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월간 매출 분석 서비스와 카드 전표 처리가 되지 않았을 때 카드사에게 전화할 것을 당부하는 알림 메시지 등이다. 일간 매출 분석은 무료지만, 전월 대비로 단가나 손님 유입을 분석하고 싶은 사장님들의 요구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김동호 대표는 "법인이든 개인이든 사장님들은 사업체에 대한 데이터들을 쪼개 보고, 자주 보고, 의미있는 점들을 찾아서 개선해야 하는데 개인사업장은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잘 하지 못한다"며 "사장님들이 매장에 데이터를 보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이 더 늘 수 있어' 라고 조언하면 우리 역시 자연스럽게 확장이 되는 셈"이라고 짚었다.

지난 5월에는 세금 신고를 돕는 세무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는 "세금 신고는 정보 비대칭이 큰 시장이다. 세무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알음알음 소개를 받는 구조더라. 이 경우 내가 갖고 있는 음식점의 매출 규모에 맞는 세무 서비스 사용료가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며 "전국 세무사와 회계사의 정보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장 매출에 맞는 세무 서비스료를 가늠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김동호 대표.(사진=한국신용데이터)

■ 미래 수익원 데이터, 사장님 돕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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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노트로 얻어진 것은 사장님들의 진심어린 애정과 조언만이 아니다. 바로 엄청난 사업장과 카드 매출 데이터 등이 추후 한국신용데이터를 성장시킬 강력한 '무기'다. 신한카드는 신한카드 사용자만,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사용자의 지불 결제 데이터만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카드사의 매출을 모르는 맹점이 있다. 김동호 대표는 "전체 카드 매출 정보, 개별사업장을 중심으로 깊이있는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를 가게와 잘 매칭해주는 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사장님들이 데이터의 주체인 만큼, 매출을 늘리게 해주고 비용을 절감하게 하는 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 한국신용데이터는 버티컬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김동호 대표는 "우리 회사는 현재 사업자들의 데이터는 있지만 소비자 접점이 직접적으로 없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과 협업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고 있다"며 "경영관리 전반·자금 조달·마케팅·고객 관리 등 사장님을 도울 수 있는 영역을 추가하는 것이 가장 큰 계획 중 하나"라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