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소게임사와 빈곤의 악순환

양산형 아닌 경쟁력 갖춘 자신만의 게임 필요

기자수첩입력 :2018/07/06 09:08    수정: 2018/07/06 09:08

국내 게임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다.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등 대작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게임사 신작은 매출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게임에도 밀리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빈곤의 악순환'을 꼽는다. 미국의 국제경제학자 래그나 넉시가 제시한 용어다. 저개발국이 낮은 소득으로 투자 활동이 저조해지고 교육이 줄면서 경쟁력 부족으로 더 낮은 소득을 가져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중소게임사는 주로 기존에 성공한 게임을 따라 제작하는 양산형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한다. 매출이 적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출시된 게임은 대형 게임과 비교해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그래픽과 연출, 서비스 등 질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아 외면 받는다.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니 후속작을 개발할 때 기존에 성공했던 장르에 집착하고 수익은 점차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악순환을 끊고 성과를 내는 중소 게임이 존재한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베스파의 킹스레이드가 대표 사례다.

두 게임은 초기에 유명 지식재산권(IP)를 사용하거나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차별화된 게임성과 과금모델, 높은 수준의 그래픽으로 승부했다. 현재 이 게임은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은 중소게임사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차별화된 게임을 높은 수준으로 서비스하는 것'이라는 당연할 수 있는 말로 귀결된다.

일부에서는 자금을 확보하고 투자를 받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색 없는 양산형 게임이 성공할 수 없다는 답변은 시장을 통해 검증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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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여전히 어렵고 악순환을 끊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꾸준히 세계를 놀라게하는 게임이 등장하는 만큼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앞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단순히 생존을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게임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