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 연구개발(R&D) 방식이 전환하는데 이번 챌린지가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남철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팀장은 5일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 R&D 챌린지’ 본선 대회장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인공지능 R&D 챌린지’는 예선전을 거친 본선 대회로, ‘합성사진 찾기’를 주제로 각 팀이 사전에 연구해온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사진을 주고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서는 생소한 ‘R&D 챌린지’에 대해 남 팀장은 미국 '다르파(DARPA) 그랜드 챌린지'를 예로 들었다. 이번 챌린지도 바로 이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를 벤치마킹했다는 것이다.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는 미국 국방부 연구조직인 다르파가 2004년에 개최한 사막을 횡단하는 자율주행차 챌린지를 말한다. 하지만 그해 정해진 거리를 완주한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그다음 해에 5대 차량이 완주했고, 이중 스탠퍼드 교수팀이 우승했다. 우승팀에게는 2백만 달러(약 22억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이후 우승팀은 구글로 갔고,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남 팀장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했다. “챌린지 방식을 통해 기술이 축적되는 효과가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과 같이 기술이 빨리 변하는 분야는 챌린지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방식이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가 어떤 기술을 어떻게 개발할지 가이드라인을 주는 환경은 바뀌었다”며 “R&D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만 정부가 다루자는 취지에서 챌린지 방식 R&D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열린 ‘인공지능 R&D 챌린지’는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작년 주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가짜 뉴스 찾기였다. 남 팀장에게 이번 주제로 합성사진을 고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요즘 가짜 합성 영상이나 사진을 만들어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진짜 한 것처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만들어 낸 부작용을 인공지능이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번 주제를 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본선에 진출한 팀은 총 40개 팀(128명)이다. 최연소자는 19살이었고, 최고령자는 64세였다. 20대가 48%(61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7%, 40대가 18%를 차지했다. 개인 팀, 대학팀, 기업팀, 연구소팀은 각각 11개, 16개, 12개, 1개 팀으로 집계됐다.
남 팀장은 “본선을 거치기 전 모의 테스트와 예선전을 거쳤는데 그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팀을 보니 적중률이 97%나 됐다”며 지원자들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아직 기술 격차도 있고, AI 전문 인력도 부족하지만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ICT 인프라에 기반해 산업이 두루 발전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AI를 어떻게 각 산업분야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AI 선도국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본선 대회를 통해 3개 팀이 우수 연구팀으로 선정된다. 선정된 3개 팀에는 ‘합성사진 찾기’ 연구를 고도화하기 위한 후속 R&D 연구비를 지원한다.
남 팀장은 연구비 지원도 경쟁형 R&D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1등, 2등, 3등 팀에게 각각 5억, 4억, 3억으로 총 12억 원을 올해 연구비로 지원한다. 또 이 세 팀은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후속 연구를 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2차연도) 예산 연구비를 모두 몰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R&D 챌린지는 매년 계속된다. 남 팀장은 “매년 챌린지를 할 계획이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주제를 4개로 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보다 4배 정도 규모 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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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행사에서는 순위를 발표하지 않은 채 입상후보 다섯 팀을 뽑는다. 일주일간 부정행위 등이 있었는지 코드 리뷰를 거쳐 오는 12일경 최종 우수 연구 세 팀을 발표한다.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열릴 ‘2018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서 열린다.
남 팀장은 “이번 챌린지와 같이 정부는 문제만 내고, 민간에서 자유롭게 연구 수행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R&D 방식이 앞으로 활발히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술 혁신이 챌린지를 통해 많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