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O2O는 왜 다시 조사받을까

[기자수첩] '금전피해' 예방에 방점

기자수첩입력 :2018/07/04 17:08

가상통화 취급업소와 O2O 서비스 회사의 개인정보 취급 실태조사가 시작됐다. 정부는 현장조사에서 개인정보 보호조치가 미흡하면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도 13개 분야 O2O 사업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조사가 진행됐다. 당시에도 개인정보 보호 취약점에 따라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똑같은 조사를 진행해 다시 과태료와 과징금 제재를 내리겠다는 뜻이다.

몇 가지 의문점이 든다. 주로 사후 규제를 해온 방통위가 행정처분을 전제하고 선제적인 사전 규제에 나섰다는 점이다. 또 방통위의 많지 않은 조사 인원을 고려하면 우선적으로 시행될 일인지도 의아하다.

또 조사 대상을 살펴보면 규제로 산업 진흥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된다. 가상통화 취급업소나 O2O 서비스 회사들은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성장 잠재력을 갖췄더라도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조사 과정 자체가 버거울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재차 조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수긍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조사 대상 사업자들은 오래전부터 개인정보 보호가 취약하단 지적을 받았다. 실제 침해사고도 일어났다. 개인정보 침해 사고는 직접적인 이용자 피해로 돌아가는데 이를 가볍게 여기고 있는 풍토는 그대로다.

때문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련 업계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방통위의 입장이다.

가상통화 취급 회사의 해킹 사고는 곧장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기업을 비롯해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번번이 발생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선 이를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금전적인 피해 발생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이미 예고된 사고를 막지 않았다는 비난의 무게는 급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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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회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수 회사는 지난해 점검을 받은 회사다. 이미 정보보호 수준을 점검 받았고 개선 사항이 요구됐다. 그럼에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사항이 적발된다면 제재는 당연한 일이다.

여전히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준의 보안 인식 때문에, 정부에게 또 다시 조사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이는 해당 사업자들의 과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