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내세운 은행들이 각종 모바일 앱이 쏟아내면서, 사용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하지만 앱 종류는 많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정작 사용자들은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허인 은행장이 나서서 무조건 앱을 권유하기보다는 직원이 먼저 써보고 보완하고 개선하는 일을 생활화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용자 편의에 중심을 둬왔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이 메신저 채팅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모바일 앱 '리브똑똑'은 출시가 9개월 여 지났음에도 여전히 오류가 발견되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리브똑똑은 지난해 9월 26일 출시됐다. '똑똑이'라는 가상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면서 계좌 이체나 조회, 퇴직연금 수익률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리브똑똑은 출시 당일에도 본인인증이 무한 반복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앱을 설치한 후 정작 은행 업무를 하기 위한 본인인증 절차가 지속되는 케이스였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출시 첫 날'임을 강조하며 시스템 안정을 약속했다.
이후 리브똑똑에서는 또다른 오류가 생겼다. 갑자기 앱 실행화면이 자동으로 종료되거나 최근에는 앱 인증 오류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앱 인증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야 했다. 빠르고 쉽게 은행 업무를 보려다가 오히려 한 가지 번거로움이 생긴 셈이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고객 센터는 "아이폰의 경우에는 앱을 다시 삭제했다가 재설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고객센터에서는 아이폰과 충돌이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 리브똑똑을 담당하는 KB국민은행 해당 부서는 개별 스마트폰의 문제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KB국민은행 측은 "사용자 단말의 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에 설치가 제대로 안됐을 수 있다. 설치가 완벽하지 않은 한 요소 때문에 앱 위·변조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앱 인증 오류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통신 환경의 일시적인 오류로 인증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은행에서는 모든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운영체제 몇 버전 이상을 기준으로 단서를 다는데, 리브똑똑과 해당 운영체제 버전 간의 문제는 없었다.
계속되는 오류에 사용자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았다. 아이폰 앱스토어의 리뷰를 남긴 일부 사용자는 '아이폰 X는 엄청짤려서 나오고 뭐만 누르면 튕긴다'나 '베타 테스트 제대로 하고 내놓는게 정상일텐데 사용하려다가 암걸릴 뻔' 이라는 불만의 글을 남겼다.
앱을 다운받았으나 정작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 직장인 박승주㉝씨는 "앱 오류가 지속돼 결국엔 포기했다. 삭제는 하지 않았지만 다시 사용할 마음은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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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KB국민은행이 오류를 개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이폰 앱스토어의 기록을 살펴보면 출시 이후 16차례의 버그나 오류 개선을 했다. 최근 1주일 전에도 쪽지 영역 버그 수정 및 개선, 앱 안정성을 위한 업데이트를 해왔다.
다만 KB국민은행은 리브똑똑은 인공지능 엔진을 도입해 업무 확장이 가능한 대화형 뱅킹 플랫폼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리브똑똑을 통해 대화만으로 모든 거래가 가능한 미래 인공지능 비서를 구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으나, 지금 상태의 리브똑똑으로는 사용자 경험을 해치기만 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