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아마존 된다"…이커머스 '쩐의 전쟁'

"한국형 아마존이 되겠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시장 1위 정복을 위한 실탄 확보 경쟁에 본격 나섰다.

유통시장 '쩐의 전쟁'에 시동을 건 것은 오프라인 유통기업인 신세계와 롯데였다. 두 회사는 올해 초 이커머스 투자 본격화를 알리면서 판을 키웠다.

5천억원을 수혈 받은 SK플래닛도 11번가를 독립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경쟁에 동참했다.

이 기업들은 모두 글로벌 1위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을 표방하며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기대된다.

■ SK플래닛, 11번가 투자 유치..."수익성+성장성 확보 계획"

19일 SK플래닛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 오픈마켓 플랫폼인 11번가 분산 안건을 승인했다. 분사 기일은 9월 1일이며, 7월 31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SK플래닛 모회사인 SK텔레콤은 이날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코리아 등으로부터 11번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에는 국민연금(3천500억원)과 새마을금고(500억원)가 참여했다. 나머지 1천억원은 2013년 H&Q가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투자 목적이 정해져 있지 않은 펀드)를 활용한다.[☞관련기사 보기: 11번가, 독립…"1등 커머스 회사 되겠다"]

SK플래닛 관계자는 "5천억원 규모의 외부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기반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1등 이커머스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11번가를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킨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11번가 사업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기반 챗봇이나 음성쇼핑 ▲이미지 검색 ▲개인화 추천 등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커머스 서비스를 출시해 왔다.

특히 11번가는 작년 11월11일 ‘십일절’ 행사를 진행하며 일 거래액 640억원을 기록했고, 11월 한달 간 1조원에 육박하는 거래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2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SK플래닛은 올해 11월에도 1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2016년 합병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발생한 적자를 줄여나가는 중이다. 이번 투자 유치와 독립을 계기로 11번가는 SK그룹 ICT 패밀리와 시너지 창출을 통해 한국형 아마존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SK테렐콤과 SK브로드밴드 등 SK그룹과 시너지를 내면서 아마존 사업 모델을 만들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투자 받은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와 있는 게 없고 ICT 그룹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등도 검토하고 있는 계획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자사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개발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11페이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최근 SK텔레콤은 편의점 씨유 투자회사 BGF와 신선식품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이커머스 업계, 끊임없는 투자 유치 불가피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 실적을 살펴보면 이베이코리아만 유일하게 흑자다. 쿠팡과 위메프, 티몬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SK플래닛도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기업에게 투자를 통한 자금 확보는 필수적이다. 신세계와 롯데가 각각 1조와 3조를 온라인 시장에 투자한다고 밝힌 만큼 사업 지속성을 위해서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계획된 적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관련기사 보기: 롯데·신세계, e커머스 물량공세…판 바꿀까?]

업계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 갖고 얼마나 사업을 키울 수 있느냐가 이커머스 사업 지속성을 봤을 때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수익성을 개선하면 매출 성장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독보적으로 투자를 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