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반기 실적은 순항

CMO·CDO 성과 양호…제3공장 효과는 내년부터 예상

디지털경제입력 :2018/06/19 11:21    수정: 2018/06/19 11:27

‘회계 부정’ 논란으로 금융당국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상반기 실적은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과 비교해 흑자 전환이 기대되며 본업인 바이오의약품 위수탁생산(CMO)과 의약품개발제조(CDO) 등에서 실제 양호한 성과를 냈다.

올 하반기는 전년 동기보다 다소 위축된 매출을 보이지만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제1공장의 가동률 하락과 3공장 비용 상승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가장 큰 불확실성은 회계 부정 의혹이다. 의혹을 심의 중인 금융당국에서 분식회계로 결론을 낸다면 이후 사업 활동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19일 시장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올 상반기 매출은 2천320억원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0억원대, 당기순이익 1천30억원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1천708억원과 영업손실 51억원, 당기순손실 55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36%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하는 것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배경은 올 1·2분기에 걸친 영업이익 성장도 있지만 2분기 영업외손익이 2천300억원으로 1년 전 10억원과 비교해 급증한 영향이 큰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동안 본업에서 성과도 거뒀다. CMO 사업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유럽 제약사와 100억원 규모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엔 아시아 제약사와 1124억원, 미국 제약사와는 179억원 규모 CMO 계약을 맺었다. 국내 제약사와 맺은 거래도 있다.

미국 제약사와의 거래는 지난해 완공된 인천 송도 소재 제3공장의 첫 CMO 수주 사례다. 올해 미국 제약사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최소 보장 계약금액은 최대 1590억원으로 증가할 수 있다.

CDO 사업도 힘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미국 시애틀 소재 중견 제약사 1곳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이뮨온시아, GI이노베이션 2곳을 CDO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도 진척이 있었다.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가 지난 3월 영국에 출시됐다.

■ 하반기 실적, 1년 전보다 다소 위축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하반기 성적은 1년 전보다 매출, 영업이익은 줄지만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약 2천900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0억원, 80억원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올 하반기는 실적 성장 요인이 적다는 분석이다. 올해 인천 송도에 위치한 1공장 가동률이 줄어드는 데다 지난해 완공된 제3공장 검증(validation)이나 인력 충원 등으로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90~100%였던 가동률이 올 하반기 50~60%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3공장 가동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 3공장 검증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CMO, CDO 계약 수주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총 6건의 CDO 계약을 따낼 계획이다.

올 하반기 바이오시밀러 기대 성과 중에는 임랄디, 온트루잔트가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는 오는 10월부터 유럽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다. 온트루잔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연말 허가가 예상된다.

김미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공장 가동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는 내년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미국 제약사와 최초로 CMO 계약을 체결한 후 15개 이상 제약사와 공급계약도 논의 중”이라고 분석했다.

■ 변수는 ‘회계 부정’ 논란 결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가장 큰 변수는 회계 부정 처리 의혹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연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한 지분법 처리에 대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의적 회계 처리, 즉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현재 의혹을 심의 중이다. 증선위와 금융위에서 불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활동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행정소송에 들어가면 논란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쪽 최선의 시나리오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제재가 나오는 것이란 판단이 나온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분식회계로 결정되는 것이다.

관련기사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계 처리 위반으로 결론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적격성 대상 심사 결정이 필요하다. 2017년 말 기준 자본이 3조9천억원에서 1조8천억원으로 회계 손실 처리되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계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 수준 과징금 추징 가능성과 회사 신용등급 평가 변동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금조달 등에 대한 결정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