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금을 '먹튀'하거나 개인 금고처럼 투자금을 쓴 P2P대출업체가 줄줄이 발각되면서, 더 많은 P2P대출업체가 은행과 연계해 투자금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은행을 통해 투자금을 별도 관리하면 자금 관리가 투명해지고, 업체의 대표가 잠적하더라도 투자금은 고스란히 남아 투자자 피해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부 P2P대출업체들은 은행의 자금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 만족해야 하는 조건이 까다로워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 및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두 곳이 P2P대출업체의 자금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지원 중이며, 28개 업체가 은행을 통해 투자금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전체 P2P대출업체의 규모는 작년말 기준으로 200여개다.
신한은행은 밴(VAN)전용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으며 11개 P2P대출업체가 이를 이용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했다. P2P대출업체 17군데가 NH농협은행을 통해 자금을 관리한다.
한국P2P금융협회도 협회 차원의 자율규제 강화 방안으로 은행을 연계한 자금을 관리하는 회원사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상태다.
하지만 P2P대출업체가 은행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높아 실효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의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한국P2P금융협회 소속 회원사 또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연계 대부업자여야 한다. 동시에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계 감사 의무 대상자이며, 은행 내부 신탁 계약 연장 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사업자의 정보 보호 수준 및 시스템 안정성도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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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금융보안원과 만든 핀테크 업체의 오픈API 이용 정보보호 가이드라인 33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는 가점 요인이다.
은행은 시스템의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사전 심사를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행 평판에 해를 끼치는 요인을 사전적으로 심사하는 것이며, 당연한 조처"라며 "은행 시스템에 직접 연계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문제를 관리하는 차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