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사 웹툰 플랫폼 '케이툰'에 지출하는 운영 비용을 다음달부터 3분의1로 줄이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사업 지속을 위한 운영 효율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나, 웹툰 업계는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수익에만 초점을 맞춘 결정이라는 쓴소리를 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주요 콘텐츠 제공 사업자(MCP)인 투니드엔터테인먼트와 7월부터 계약 변경 관련 협의 중이다. 변경된 계약 내용은 고정비를 줄이고, 유료매출을 상승시켜 유료 매출 수익배분(RS) 지급액을 향상 시키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투니드는 KT로부터 예산을 받아 케이툰 플랫폼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투니드가 작가와 계약해 웹툰을 케이툰에 게재하고, 원고료나 작품 수익을 지급하는 식이다.
투니드 관계자는 "KT가 4차례에 걸쳐 유료 수익을 작가와 분배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운영을 바꾸라는 내용과 함께 비용 축소 계획도 통보했다"며 "현재 연재 중인 작품 수 또는 작가에게 제공하는 비용을 3분의 1로 줄이라는 뜻 외에는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KT에 3분의 1로 줄어든 비용으로서는 현 플랫폼을 운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KT 실무진은 작가들이 케이툰에 남아 있겠다면 월마다 지급하는 원고료 없이 RS는 해주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를 위해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투니드 측 주장이다.
투니드 관계자는 "현재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웹툰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개별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사안들이 너무 많다"며 "KT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해당 사실에 대해 "플랫폼 운영의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CP사인 투니드에 고료와 RS은 계속 지급할 예정"이라며 "고정비를 줄이고, 유료 매출을 늘려 RS 지급액을 확대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작가들 입장에서 오해할 수 있으나 수급 콘텐츠 수량 조정에 대해서는 투니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오던 사항"이라면서 "이미 케이툰은 지난 수년간 수익이 크지 않고 적자인 상태로, 고정비를 줄여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예산 축소에 따라 당장 다음달부터 원고료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자들과 웹툰 작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현재 트위터에서는 #케이툰_일방적_계약변경, #케이툰_원고료_삭제 등의 해쉬태그로 케이툰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좋아하는 작가가 케이툰에서 연재하기 때문에 케이툰을 알 수 있었다"며 "운영 미숙 책임에 대한 피해를 왜 작가들이 받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웹툰협회 또한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작가 의견 수립에 나섰다. 웹툰협회 관계자는 "아직 변경될 계약 내용을 구두로 전달받은 상태라 작가들 대상으로 의견을 묻고 있는 중"이라면서 "추후 조사한 의견을 바탕으로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웹툰 업계에서는 케이툰의 이런 운영 방식 변화가 웹툰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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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웹툰 플랫폼은 작가에게 기본 원고료나 미니멈개런티(MG)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축소하거나 없애고 수익 쉐어 방식으로 간다는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생태계를 모른 채로 수익 사업에만 관심 있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작가에 대한 대우가 소홀해진다면 콘텐츠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면서 "좋은 작품과 작가가 모여야 플랫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