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자격과정 350만원 "왜 그렇게 비싼 거니?"

초경량비행장치(드론)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비용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급하는 무인멀티콥터(드론) 조종자 자격증명 획득 건수는 올해 4월 말을 기준으로 6천248건이다. 이 중 약 40%인 2천516명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발급된 2천467건보다 많다.

드론 자격증은 ▲국가자격 드론 조종사 ▲지도조종자 ▲실기평가조종사 셋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먼저 취득해야 하는 것이 국가자격 드론 조종사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시험을 보기 위한 교육과정 역시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한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다. 가격은 350만원선이며 기간은 약 3주다. 국토교통부 지정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경우 필기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다.

좀더 저렴한 교육과정을 원한다면 사설 교육기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 사설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 필기시험을 개인적으로 치뤄야 한다. 교육비는 200만원에서 250만원선이고 기간은 최소 10일이다.

자격증 취득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자격증 취득이 바로 취업으로 연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교육비가 지나치게 비싼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교육비가 높게 책정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첫째는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 먼저 비행경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드론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요건은 해당종류 총 비행경력 20시간이다. 날린 시간마다 비행경력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하루에 비행경력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최대 시간은 2시간이기 때문에 시험 응시를 위해서는 최소 10일이 필요하다.

여기에 드론 기체가 고가라는 점도 한몫한다. 시험 응시를 위해서는 초경량비행장치 사용사업으로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12kg 초과 기체를 이용해야 한다.

한국전파진흥협회 드론 교육과정 관계자는 "전파진흥협회는 2천만원 상당의 드론 세 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각 기체당 한 번에 비행 가능한 시간은 15분 남짓"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00만원가량의 배터리를 교육 시간 내내 갈아끼워가며 계속 돌려야 해서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한 번 비행하는 데 15분이 걸린다면 4인 1조로 수업을 받는다고 했을 때 8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육원에서 4인이나 8인 단위로 수강생을 모집한다. 비행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돌아가며 이론 교육을 받는다.

드론을 날리기 위한 시설도 필요하다.

주변이 탁 트인 일정 크기 이상의 운동장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드론 교육원 연습장이 지방에 위치한 이유다. 한국전파진흥협회 관계자는 "연습장 면적과 관리비, 강사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현재 가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를 잘 모르는 수강생들은 교육비가 비싸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수강생들이 드론 자격증만 따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그런 수강생들은 교육원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자격증을 따서 뭘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눈을 가리고 들어오기 때문에 정확한 얘기를 해 주려고 해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교육생들과 교육수요들이 뭉쳐져서 일부 교육원들이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설 교육원의 경우 150만원에서 18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곳도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작은 동네에 경쟁적으로 교육원이 4, 5개씩 들어선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