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1990년대 인터넷과 2000년대 소셜 미디어에 버금가는 강력한 (저널리즘)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저명 언론인 비비안 쉴러가 블록체인 기반 신생 뉴스 매체 시빌(Civil)에 전격 합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쉴러는 CNN, 뉴욕타임스, NBC 뉴스 등에서 디지털 사업을 이끈 거물급 언론인이다.
시빌은 7일(현지시간) 비비안 쉴러가 시빌 재단 CEO를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쉴러는 이날 ‘나는 왜 시빌에 합류했나(Why I’m joining CIVIL)’이란 글을 통해 “블록체인은 저널리즘을 위한 강력한 새로운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 비비안 쉴러 글 바로가기)
■ "타임머신타고 25년 전 돌아가면 다른 저널리즘 가능할까"
시빌은 지난 해 7월 출범한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뉴스 플랫폼이다. 출범 직후인 지난 해 10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컨센시스로부터 500만 달러 투자를 받으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 들어 CVL 토큰 발행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시빌 스튜디오(Civil Studios)를 비롯한 13개 뉴스룸을 출범시켰다.
특히 시빌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분산 저널리즘 실험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물급 언론인인 비비안 쉴러가 합류하면서 큰 힘을 받게 됐다.
1988년 터너 방송에서 언론인 경력을 시작한 쉴러는 이후 CNN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책임자를 역임했다. 2002년 뉴욕타임스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NYT닷컴 운영 책임자로 활동했다.
쉴러는 2008년 NPR 사장 겸 CEO를 맡으면서 언론사 경영에도 관여했다. 특히 쉴러는 NPR의 디지털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NBC 뉴스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를 거쳐 2014년부터 한 동안 트위터 뉴스 제휴 책임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쉴러는 이날 시빌 홈페이지에 올린 출사표를 통해 블록체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언론사들이 월드와이드웹 실험을 막 시작하던 25년 전으로 돌아가면 그 때와는 다르게 할 수 있을까”란 질문으로 글을 시작했다.
쉴러는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해도 완전히 다르게 하진 못했을 테지만, 최소한 실리콘밸리의 기술 유토피아를 좀 더 많은 상상력을 갖고 정확하게 판단할 순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질문과 함께 쉴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블록체인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인터넷이나 2000년대 소셜 미디어에 버금가는 강력한 뉴스 플랫폼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 탈중앙이 블록체인 미디어의 핵심…독자와 직접 소통하면 신뢰 키워
그는 시빌은 ‘탈중앙(decentralized)’ 조직이란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독자들이 뉴스룸과 직접 소통하면서 신뢰를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금 모금까지 할 수 있는 점도 블록체인 플랫폼의 강점이다.
쉴러는 또 시빌의 독특한 지배 구조 덕분에 다양한 커뮤니티와 저널리즘 표준을 통해 퀄리티 저널리즘과 참여, 그리고 링크 공유 등에 대해 보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시빌 재단 CEO로서 이런 부분에 대한 틀을 잡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쉴러는 지배구조(governance)와 자선 활동(philanthropy) 두 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그는 시빌이 퀄리티 저널리즘의 본거지가 될 수 있도록 해 줄 지배구조 표준 개발 작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 발행자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하면서도 플랫폼 상에 잘못된 콘텐츠가 유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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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빌 재단의 또 다른 핵심 임무는 자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 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영역의 탐사보도 등을 지원하는 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쉴러는 이런 포부를 밝히면서 “CNN과 뉴욕타임스, NPR, 그리고 NBC뉴스와 트위터를 거쳐오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또 학습을 했다”면서 “새로운 실험들이 모이게 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저널리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