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갔던 홍콩 여행을 생각하면 말이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홍콩 한 호텔에서 우버를 불렀다. 공항에 도착해 아이와 함께 정신없이 내렸는데, 아뿔싸. 남편이 휴대폰을 우버 차량에 두고 내렸다. 분명 주머니에 넣어뒀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 같이 넣어 뒀던 지갑도.
기자는 즉시 우버앱을 열어 드라이버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드라이버는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며, 내려준 장소로 다시 돌아와준다고 했다.
남편과 계속 "택시를 탔으면 어쩔 뻔 했어"라는 말만 되뇌었다. 우버 드라이버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 하며 남은 홍콩달러를 다 건네주었다.
최근 만난 출입처 관계자는 택시에 스마트폰을 두고 내렸지만 못 찾았다고 했다. 잃어버린 스마트폰의 신호는 며칠 지나자 중국에서 잡혔다고 한다.
그는 기자에게 "택시 탈 때는 꼭 앱으로 부르시라"고 당부했다.
이제 지나가는 택시를 잡으며 번호판을 외워야 하는 풍경은 사라졌다. 카카오T택시 앱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게 되면서다. 앱에는 이용 기록이 남아 간단한 택시 정보를 볼 수 있다. 카카오 등 콜택시앱은 택시의 개념을 '잡는 것'에서 '부르는 것'으로 변화시켰다.
평점 평가 시스템으로 기사나 탑승자의 친절도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카카오T와 같은 승차 플랫폼 혁신은 가로막혀있다. 국토부는 택시업계 눈치만 보느라 시민 편익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목적지를 노출하지 않고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즉시호출' 기능은 1천원 이상 받지 말라는 정부의 말에 서비스 출시가 보류됐다. 택시 업계는 카풀 서비스를 연동하겠다는 카카오T의 계획도 반대하고 나섰다. 승차 플랫폼을 둘러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끝장 토론은 열리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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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쉽고 빠르게 부르는 택시, 출퇴근 시간 택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카풀 서비스. 택시업계에 대한 불신을 IT 기술이 해결해 준다면 기사나 탑승자 모두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승차공유 기업인 디디추싱, 리프트에 각각 투자했다. 정부가 시대의 흐름을 거꾸로 거스르지 않았다면 이 기업들이 굳이 해외 승차 플랫폼 기업에 투자했을지 의문이다. 정부의 혁신 성장 의지를 제대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