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장 김봉진, 이하 코스포)은 최근 ‘대기업-스타트업 간 불공정 계약’을 주제로 회원사 정기포럼을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스타트업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불공정 계약 사례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주요하게 논의된 쟁점은 ▲비용 후려치기 ▲제공된 정보의 공동지적재산권 강요 ▲장기간 저가 제공 강요 등이다. 이외에도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및 기술 유용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국NFC 사례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사업 노하우 및 아이디어 도용 문제로 다뤄졌다. 한국NFC는 신용카드 본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2016년부터 A 신용평가사와 제휴해 기술 및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계약을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A 신용평가사는 계약 이행을 지연시키다 해지하고, 한국NFC를 배제한 채 관련 사업을 개시했다. 결국 한국NFC는 핵심 노하우만 도용당한 피해를 겪었다. 특히 한국NFC는 관련 특허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A 신용평가사는 특허부분만 우회해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스타트업의 기술을 유용했다.
또한 계약 당시 A 신용평가사는 시스템 투자 및 영업 등을 이유로 독점적 계약을 요구했고, 이에 한국NFC는 약자로서 독점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 한국NFC는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대기업 등 시장지배적 기업에 의해 스타트업의 기술이 탈취되거나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는 사례는 암묵적으로 회자돼 왔다. 하지만 개별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향후 받을 피해를 우려해 공개적인 문제제기 자체를 꺼려왔다.
코스포 법률특허분과 구태언 단장(테크앤로 대표변호사)은 "한국NFC 사건은 스타트업 기술유용과 전속거래 강요에 해당한다"며 "대부분 스타트업-대기업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제휴'나 '협력'이지만 사실상 하도급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술유용에 관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 문제제기 할 경우 대기업과의 거래 기회 자체를 뺏길 수 있기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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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 최성진 대표는 "이번 정기포럼은 그동안 스타트업이 차마 속 시원히 말하지 못했던 불공정 사례들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의 기회가 박탈됨으로써 혁신성장은 요원한 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향후 개별 스타트업이 제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코스포가 공론화함으로써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