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정책의지, 규제혁파로 연결돼야

[문재인 정부 1년...규제혁신정책③]

전문가 칼럼입력 :2018/05/10 10:03    수정: 2018/05/14 17:21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혁신 창업생태계에 대한 약속은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경제정책목표 5가지 중 2가지를 '4차산업혁명'과 '창업 혁신성장'에 할애하고, 4대복합혁신과제 중 하나로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 창업국가'를 제시하는 등 역대 정부 중 혁신 성장에 대한 가장 높은 의지를 가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사실 전임 정부 역시 '4차산업혁명'과 '규제혁신'을 주창했지만 구호에 훨씬 못미치는 성과에 그치고 말았다. 때문에 이번에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있었지만 지난 1년간 보여준 모습은 최소한 진정성을 갖고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혁신창업생태계 육성 측면은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계속 기대가 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전 정부의 정책까지 발전적으로 계승한다는 결정은 진정성을 보여줬다. 4.4조원의 신규 벤처펀드의 조성, 벤처투자 진입규제 완화,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 등 문재인정부 1년 국정보고서에서 성과로 내세운 것 역시 긍정적이다. 앞으로 스타트업의 '스케일 업(본격 성장)'을 위한 정책이 좀더 강화됐으면 좋겠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겠다면서 8대 혁신산업을 지정한 것 등은 정부가 시장주도가 아닌 관주도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환상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게 아닌가 걱정은 되지만, 앞으로 운용되는 정책을 통해 평가할 영역으로 남겨두고 싶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규제혁신' 분야다. 역대 정부에서 많은 규제를 혁신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규제가 생겨나고,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발전이 규제에 가로막히는 일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은 그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혁신은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정부가 '우선허용-사후규제(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곤란하다. 방향을 제시하고 법안을 발의했을 뿐 '규제 샌드박스'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특히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 일어나는 영역, 사회적 논란이 있는 영역의 규제혁신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카풀 등 교통 신산업 규제 해커톤은 5개월째 열리지도 못하고, 정보의 활용보다 보호에 치우친 규제의 개선은 구체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성과 홍보부터 해서는 안된다. 규제혁신의 성과가 일천함에도 성과가 큰 것처럼 포장하려다 근본적 문제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 지난 정부의 과오를 따라가서는 안된다.

이에 문재인정부가 반드시 규제혁신에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에 두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규제혁신은 기존의 산업이나 가치와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규제혁신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무엇이 국민 전체의 이익인가가 판단 기준이 돼야한다. 공정한 경쟁을 제한해서 기득권을 보호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규제는 두려움 없이 혁파해야 한다. '국민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는 규제혁신'이라는 원칙을 갖고 과감하게 접근하되,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부분은 대화와 타협의 장을 신속하게 마련해 주길 바란다.

다음으로, 신산업, 신기술은 일단 돕는다는 생각부터 가져야 한다. 특히 각 부처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규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기업들의 도전을 돕는다는 그런 자세를 먼저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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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무조정실에서 현장 규제개선 과제를 분석해보니, 법령이나 제도 개선 없이 부처의 적극적인 해석만으로 풀 수 있는 규제가 32%에 달했다는 통계가 있다. 공무원들이 신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다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후에 감사나 또 결과 책임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2일 규제개혁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당부한 것이다. 대통령의 말이 지켜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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