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스마트폰으로 야외에서 찍은 내 사진을 보고 몇 살인지 알려줄 수 있겠네"
"자동차가 고장이 나도 걱정이 없겠네요. 자동차가 말로 고장 부분을 알려줄테니"
"1000도가 넘는 뜨거운 용광로 상태도 인공지능을 활용하니 알수가 있네요"
29일 오후, 경기도 판교 글로벌연구센터에 위치한 인공지능연구원(AIRI)에는 곳곳에서 신기하다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AIRI는 20여 연구원이 지난 3~4개월간 연구한 13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시연, AI가 초래할 '미래의 단면'을 보여줬다.
'2018 AIRI 스프링 데모 데이(2018 AIRI Spring Demo Day)'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행사에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약 250여명이 다녀갔다. 주로 엔지니어들이였는데 참관객 중에는 서정연 서강대 교수와 김평철 LG전자 SW센터 인공지능연구소 전무, 임미숙 KT AI기술&HCI 담당 상무,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등도 보였다.
AI기업 솔트룩스를 이끌고 있는 이경일 대표는 "이런 교류의 장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서로 배울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자극을 받아 좋았다"고 밝혔다.
2016년 7월 개원한 AIRI는 원천기술보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AI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데모 행사는 지난해 두번에 이어 세번째다. 올해는 언어 및 음성 분야 6개, 영상 및 비디오 분야 4개, 예술창작 분야 1개, 의료 등 2개 등 총 13개 AI관련 연구 프로젝트가 시연됐다.
얼굴을 인식해 나이를 알려주거나 신문기사를 요약해주는 AI, 자동차 매뉴얼이 서로 대화를 챗봇 프로젝트 등에 사람이 많이 몰렸다.
얼굴을 인식해 나이를 알려주는 AI는 매장 서비스 로봇에 활용, 맞춤형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수탁과제인데 기자가 실제 해보니, 실제보다 젊게 나이를 알려줬다.
이 SW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본인이나 친구, 동료, 가족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저장한 후 브라우저(크롬 등)를 열어 사이트(https://data.airi.kr/browse)에 접속해 촬영 사진을 넣으면 나이를 알려준다. 실제보다 나이가 어리게 나오는데 이 프로젝트를 설명한 AIRI 김석원 박사는 "나이가 다소 희망적으로 나온다"며 웃었다.
유명인을 인식, 그 이미지 내용을 한국어로 서술하는 AI프로젝트도 시선을 모았다. 영상을 보고 "정현이 테니스 치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일반 데이터로 학습 후 메타데이터로 주어진 정보를 반영, 문장을 생성한다.
한글 신문기사를 읽은후 이를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AI에도 사람이 몰렸다. 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김해리 AIRI 연구원은 "400단어 이내의 31만개 신문기사 아티클을 학습했다"면서 "10단어든 20단어든 원하는 양만큼 요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를 활용하면 복잡한 금융 및 법률 문서를 요약하는데 유용할 전망이다.
제너시스와 산타페 매뉴얼이 서로 대화를 하는 AI와 텍스트 문서를 손석희 아나운서 목소리로 들려주는 AI 프로젝트에도 관람객 질문이 이어졌다. 또 센서를 설치하기 힘든 1000도 이상 용광로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제철소 용광로 상태 예측' AI 프로젝트와 폐암 여부와 이의 상태를 설명해줄 수 있는 AI 프로젝트도 시선을 모았다.
행사장을 찾은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굉장히 도전적 과제가 많고 AI의 다양한 분야를 다뤄 인상깊었다"면서 "이미 공개돼있는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한 탓인지 프로젝트가 스피드하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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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행사에도 왔었다는 권은희 전 의원은 "작년보다 작품 수가 많아지고 질적으로도 향상된 것 같다"면서 "딥러닝이 대세라는 걸 다시한번 느꼈고, 정부가 AI분야에 더 많이 투자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김진형 AIRI 원장은 "우리 연구원은 인공지능 확산이 목표다. 신속하고 민첩히 연구해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우리 장점"이라면서 "이번 연구물을 몇개월만에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픈소스가 있었기 때문이며, 앞으로 인공지능 분야는 오픈소스 힘이 더 커질테인데, 협업 마인드를 가진 기업과 손잡고 더 좋은 AI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