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코인)는 신용카드만큼 대중적인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자체 코인을 발행하고, 세계 각국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해 광범위한 글로벌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보여 관심이 주목된다.
현재는 빗썸코인 발행이 잠정 보류된 상태지만, 이러한 접근방식이 암호화폐 결제 대중화를 이끌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빗썸뿐 아니라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세계 거점 지역 거래소 확장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빗썸코인 프로젝트 살펴보니...'자체코인 발행 및 각국 거래소 설립이 핵심'
최근까지 빗썸코인 홈페이지(bthb.io)에는 빗썸코인을 이용한 글로벌 암호화폐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에 대한 상세 소개가 게재돼 있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오류, 임시적으로 접근을 거부함'이라는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당시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보면, 빗썸코인은 "분산화된 글로벌 결제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암호화폐 개발" 프로젝트로 한국·유럽·미국·필리핀에 위치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온·오프라인 상거래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구성된다.
소비자는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빗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고, 상점들은 결제 대금으로 받은 빗썸코인을 현지 거래소를 통해 간편하게 원화(KRW), 유로(EUR), 달러(USD), 페소(PHP)로 교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게 서비스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상점들이 받은 코인을 간편하게 법정화폐로 바꿀 수 있게 교환을 대행하는 에이전트(Agent)를 뒀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은 암호화폐 결제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상점이 코인을 받았는데 갑자기 가격이 하락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리스크 탓에,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이 크게 늘기 어려웠다.
빗썸코인은 코인으로 결제된 금액을 각국에 거래소와 에이전트를 확보해 바로 법정화폐로 바꿔 주는 시스템을 갖춰 이 문제를 풀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홈페이지에는 빗썸코인의 목표(미션)를 ▲글로벌 사용성 확보 ▲분산화 보장 ▲실시간성 확보 ▲전자결제 채널 활용 ▲암호화폐 활용을 통한 보안성 편의성 갖춘 결제 서비스 등 5가지로 제시했다.
■빗썸코인 프로젝트 진행? 아니면 중단?
빗썸코인 결제 시스템의 핵심인 글로벌 거래소 확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 빗썸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 런던에 '빗썸 유럽'을 설립했다. 영국 기업정보시스템 컴퍼니하우스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월 27일 빗썸 유럽 유한회사(BITHUMB EUROPE LTD)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지 마케팅 전문가,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 및 자금세탁방지(AML) 총괄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봐 거래소 설립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관련기사)
미국과 중국도 거래소를 직접 설립하거나, 이미 운영되고 있는 현지 거래소와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빗썸은 최근 "글로벌 확장 서비스를 위해 각 국가별 거래소를 구축하고 있다"는 내용의 '빗썸 글로벌 거래소 운영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 모집 공고'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바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빗썸은 현재 "국가별 거래소는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영국, 호주, 캐나다, 필리핀, 러시아 등 지역에서 국가별 거래소를 준비 중이다.(☞관련링크)
빗썸 이정아 부사장은 지난 4월 4일 서울 워커일 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빗썸을) 현물화폐와 암호화폐를 교환하고 결제, 송금까지 할 수 있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빗썸 측은 최근 빗썸코인을 둘러싼 잡음을 의식해 "현재 프로젝트는 중단된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빗썸코인 개발과 4개국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추진에 대해 빗썸 측은 공식적으로 "빗썸코인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됐기 때문에 과거에 그러한 기획이 있었을 순 있으나 현재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빗썸코인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빗썸 측 공식 입장과 달리, 소스코드 공개 사이트 깃허브 내 빗썸코인 프로젝트는 활성화 된 상태다. 지난 23일에도 개발자가 커밋(저장소에 소스코드를 추가하거나 수정하고 저장해 등록하는 일)하는 등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빗썸코인 깃허브 링크)
■암호화폐 활용한 글로벌 핀테크 사업...현지 거래소 설립은 필수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단순히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행보가 아니라 결제를 포함한 핀테크 사업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은 인도네시아에 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혔다. 코인원 측은 "인도네시아에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규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 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외 거래소 설립을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기사
- 빗썸 '팝체인 상장보류'가 남긴 두 가지 시사점2018.05.24
- 블록체인 기반 가상선물 프로토콜 기프토(GTO), 빗썸 상장2018.05.24
- 빗썸, 논란 휘말린 '팝체인' 상장 연기2018.05.24
- 빗썸, 영국 런던에 암호화폐 거래소 만든다2018.05.24
또 복수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글로벌 수준의 결제, 송금, 금융 서비스를 추진하려면 각국에서 중추 역할을 할 해외 거래소 확보가 핵심"이라며 "주요 거점 지역에 파트너 거래소를 확보하거나 직접 거래소를 설립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