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소송 배심원들이 이틀째 평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두 회사 뿐 아니라 주요 IT 기업들도 이번 소송 결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 사이트 더힐은 22일(현지시간) 삼성과 애플 간의 공방으로 디자인 특허가 다시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특히 디자인 특허 배상금 재산정을 위한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선 삼성과 애플 뿐 아니라 중소 혁신 스타트업들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어느 정도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부분이다.
둥근 모서리(D677), 둥근 모서리에 베젤 입힌 디자인(D087), 화면에 컬러 아이콘 배치한 디자인(D305) 등이 쟁점이 된 애플 디자인 특허들이다.
■ "판결 따라선 새로운 기술 수용 힘들수도"
이번 소송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016년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면서 성사됐다.
당시 대법원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배상금 산정이 기준이 되는 ‘제조물품(article of manufacture)’에 대해선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다만 제조물품이 곧 전체 제품은 아니란 해석만 내놨다.
따라서 이번 재판에선 애플 디자인 특허가 미치는 제조물품의 범위에 따라 적절한 배상금을 산정하는 작업을 하게 됐다.
애플은 삼성이 침해한 디자인 특허가 사실상 전체 스마트폰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애플은 배상금 1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애플 디자인 특허가 미치는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해달라는 것은 자동차 컵 받침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자동차 판매 전체 이익을 기준으로 배상받으려는 것과 같은 처사란 게 삼성 주장이다.
이번 소송을 이끌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연방대법원이 제시한 4가지 항목의 테스트 조항을 이번 재판에 그대로 적용했다.
첫째. 애플 특허권에서 주장하는 디자인의 범위.
둘째. 전체 제품에서 차지하는 디자인의 중요도.
셋째. 디자인이 제품과 개념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지 여부.
넷째. 디자인 특허와 제품 나머지 부분 간의 물리적인 관련성.
배심원들은 이 기준에 따라 D677 등 애플 디자인 특허 세 건에 대한 정당한 배상금 액수를 산정하게 된다. 하지만 더힐은 “루시 고가 수용한 대법원 테스트 조항이 지나치게 광범위해서 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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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주관적이기 때문에 신생 회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더힐은 강조했다.
특히 배심원들이 애플 디자인 특허에 대해 거액의 배상금을 안겨줄 경우 혁신을 꿈꾸는 신생 기업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