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공방 마무리…배심원 평결만 남았다

막판까지 '자동차 비유'로 배심원들에 호소

홈&모바일입력 :2018/05/21 11:18    수정: 2018/05/21 11:2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자동차 컵 받침 특허를 침해했는데, 자동차 전체 판매 이익을 내놓으라는 격이다.”

“포드 자동차가 폭스바겐의 풍뎅이 형태를 무단 도용했다고 생각해보라.”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디자인 특허 배상금 재산정을 위한 소송의 모든 변론 절차가 마무리됐다. 두 회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마지막 변론을 끝내고 배심원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대법원이 지난 2016년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면서 성사됐다. 당시 상고심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이긴 재판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디자인 특허 배상금 산정을 위한 소송이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사진=씨넷)

하지만 대법원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배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제조물품(article of manufacture)’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하급법원이 판단해보라면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에선 둥근 모서리(D677), 둥근 모서리에 베젤 입힌 디자인(D087), 화면에 컬러 아이콘을 배치한 디자인(D305) 등 애플 디자인 특허 세 건에 대한 정당한 배상금 액수를 산정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 삼성 "컵받침대 침해 때 전체 이익 요구" vs 애플 "폭스바겐 풍뎅이 디자인과 같아"

삼성은 애플 디자인 특허권이 미치는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디자인 특허는 사실상 제품 전체나 다름 없다고 맞서고 있다.

두 회사는 이런 주장을 펼치기 위해 자동차 비유를 동원했다.

먼저 자동차 얘기를 꺼낸 건 삼성이었다.

삼성 측 증인으로 출석한 한 전문가는 공판 초기 “어떤 사람이 자동차에 있는 컵 받침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는데 자동차 전체 판매 이익을 배상금으로 지불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면서 애플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애플 측도 자동차 비유로 맞섰다. 애플 측 빌 리 변호사는 20일 최후 변론을 통해 삼성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 측 존 퀸 변호사가 배심원들에게 어떤 삼성 폰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진=씨넷)

미국 씨넷에 따르면 빌 리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삼성 주장은 포드자동차가 폭스바겐의 풍뎅이 디자인을 무단 도용하기로 결정했는데 제품 겉모양이 제조물품이라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풍뎅이 디자인이 폭스바겐 전체 자동차를 상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애플 디자인 특허 역시 아이폰 전체나 다름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 배심원 평의 착수…이번 주 초 결과 나올듯

삼성과 애플 간의 공방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공은 여덟명 배심원들이 손에 넘어갔다.

평의 작업에 들어간 배심원들에겐 45쪽으로 된 배심원 지침서와 함께 수 천 페이지 분량의 증거 자료가 함께 제공됐다.

평의를 끝낸 배심원들은 각 모델별로 삼성이 지불해야 할 배상금 액수를 적게 된다.

루시 고 판사

배심원들은 마감 시한 없이 자유롭게 평의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배상금 액수만 산정하는 재판인 만큼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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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에 따르면 루시 고 판사 역시 배심원 평의 작업이 며칠 내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패소한 쪽은 또 다시 항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 역시 특허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