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 처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감리위) 회의가 17일 오후 2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쟁점이 되는 사안들을 두고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날선 공방이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감리위는 제재 조치를 결정하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자문기구다.
제재 여부와 수위에 대해 사전 심의하고 이를 보고하면 증선위가 최종 결정한다.
이날 감리위에서는 회계 부정 처리 논란의 핵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평가 적정성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한 타당성 여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고평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전인 2015년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으로 변경하고,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으로 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7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와 관련한 레터를 받는 등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회계 부정 처리 논란의 쟁점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이 타당한지를 꼽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지배력'이 있는 지배기업이라면 종속회사(연결)로 가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관계사로 변경할 수 있다.
다만 기준서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지배력이 있다고 보고, 이 힘은 ▲피투자자를 지배 ▲변동이익에 대한 권리 유무 ▲투자자의 수익금액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피투자자에 대한 자신의 힘을 사용할 능력이 있느냐로 나뉜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회계 기준서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피력해 각자 방어전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감리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요청한 대심제 방식 진행 여부도 결정한다. 첨예한 대립이 있는 만큼 대심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심제는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금감원 검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 입장하고 동석해 동등하게 진술할 수 있도록 소명 기회를 보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감리위 출석을 하루 앞두고 김태한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핵심임원이 출석해 회계처리 위반사항에 대해 회사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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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로직스는 "핵심 쟁점에 대해 이미 많은 자료를 제출했으며, 삼성 바이오 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망·바이오 산업 특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도 준비해 감리위원들을 상대로 정확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또 회사 측은 "이번 감리위 출석은 증선위 의결까지 가는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도 남은 절차에도 최선을 다해 회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고객과 투자자의 보호를 위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